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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발견의 미학

진화하는 집, 레이어드 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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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팬데믹 시대 가장 크게 달라지고 있는 공간이 ‘집’이라고 진단한다. 사회적 거리두기 또는 비대면으로 집 밖의 활동이 집 안으로 들어왔기 때문이다. 팬데믹 이후 거주공간이었던 집은 물리적으로, 공간적으로, 또 기능적으로 어떻게 바뀔 것인가.


글 이은석(글 쓰는 노동자) / 참고도서 『트렌드 코리아 2021』


팬데믹 시대, 가상이지만 실제 있을 법한 이야기 하나. 코로나19 3차 유행으로 요즘 신소영 씨(가명)는 주 3회 집에서 일한다. 40대 초반의 소영 씨는 지난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처음 재택근무를 했다. 직장생활 10년 만이었다.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재택근무 횟수가 잦아졌다. 소영 씨는 재택 초기 방에서 방으로, 방에서 부엌으로, 방에서 거실로 출근했다. 그날그날 내키는 대로 주방 식탁, 침대 위, 거실 소파 등에서 일했다. 그러나 재택근무 일수가 늘어날수록 분리된 업무 공간이 필요해졌다. 업무 집중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올해부터는 베란다에 업무용 공간을 소박하게 마련했다.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책상과 의자를 들였고 천장에 핀조명, 그리고 좋은 책상 램프도 하나 장만했다. 근무 환경이 만들어지니 재택근무가 제법 편해졌다. 업무를 빨리 처리할수록 그만큼의 자유시간이 늘어났다. 게다가 출퇴근 시간의 교통 지옥, 대인관계에서 오는 각종 스트레스가 줄어드는 것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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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영 씨의 예는 업무 기능을 추가한 집의 변화다. 물론 아직은 직장과 집이 하나가 되는 ‘직주일치’는 아니다. 그러나 재택근무가 일상이 되면 그 기능에 맞는 공간이 요구되며 공간 재배치가 중요해질 것이다. 공간이 만드는 환경은 인간에게 큰 영향을 준다. 일도 집에서 할 수 있지만 공간이 주는 특유의 분위기에 있을 때 목적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된다.

 


모든 것을 집에서, 집콕 라이프

사실 집의 기능은 팬데믹 이전에도 확장되는 추세였다. 코로나19로 이런 흐름이 더욱 가속화됐다. 타의 반 자의 반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사람들은 집을 다양하고 지능적으로 사용해야 했다. 덕분에 팬데믹 시대의 집은 그 어느 공간보다 변화를 반영하는 시대적 공간으로 부상했다. 집이 감당해야 할 역할의 수가 늘어나면서 탄력적으로 변하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집의 역할은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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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의 주요 변화와 흐름을 분석한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를 매년 선보이는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는 2021년의 주요 트렌드 가운데 하나로 ‘레이어드 홈’을 꼽았다(『트렌드 코리아 2021』). ‘레이어드 홈(Layered Home)’의 개념을 요약하면 이렇다. 레이어(Layer)란 ‘겹, 층’이라는 뜻으로 이미지 프로그램인 포토샵 용어다. 포토샵에서는 하나의 이미지를 여러 개의 레이어로 층층이 겹쳐 완성할 수 있다. 따라서 레이어드 홈이란 집의 기능도 포토샵 이미지처럼 각각의 레이어로 나뉘고 이 레이어가 모두 합쳐지면서 다층적으로 형성한다는 의미다. 다시 말해 레이어드 홈이란 주거라는 기본적인 기능에 업무, 교육, 여가활동 등 다양한 기능이 추가된 집을 말한다.


다층적, 다기능 레이어드 홈

책에 따르면 레이어드 홈은 세 가지 레이어(층위)로 구성된다. 기본 레이어, 응용 레이어, 확장 레이어다. ‘기본 레이어(Basic layer)’는 집의 기본 기능, 즉 주거공간으로서의 집을 말한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안락한 안식처로서 집에 대한 욕구가 커졌다. 덕분에 집을 고치거나 분위기를 새롭게 바꾸고 싶어하는 이들이 많아졌는데 이는 바로 기본 레이어의 영향 때문이다. 불황이라는 팬데믹 시대에도 홈 가구, 인테리어 시장은 호황이었다. 지금이야말로 인테리어의 가치를 제대로 가늠해 볼 수 있는 시간인 것이다. 앞으로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스마트 기기의 발전이 더해지는 ‘스마트 홈(Smart Home)’ 시대가 되면 집은 개인의 취향을 반영한 맞춤형 공간으로 섬세하게 진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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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용 레이어(Additional layer)’는 본래 집에서 하지 않았던 활동들을 집에서 함으로써 집이 다기능화되는 것이다. 잠자고 휴식하는 곳으로만 여겼던 집을 사람들과 어울리고, 운동하고, 일하고, 즐겁게 보낼 수 있는 곳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홈트레이닝, 홈카페, 홈시어터 등이 그렇다. 가령 집에서 작은 정원을 가꾸는 일이 트렌드가 된 지 오래지만, 이제는 붐을 일으킬 정도다. 식물은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살아있는 식물과의 상호작용은 우리의 정신건강에 이롭기 때문에 팬데믹에 갇혀버린 답답함을 위로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확장 레이어(Expanding layer)’는 집에서 하던 활동이 집 근처 및 동네로 확장되는 것을 말한다. ‘슬세권’이라는 신조어가 있다. 슬리퍼와 세력권의 세권을 합성한 말로 슬리퍼처럼 편한 복장으로 각종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주거 권역을 말한다. 동네에 가까운 쇼핑몰이나 마트, 카페, 은행, 도서관 등이 중요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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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은 환경을 만든다. 환경은 우리 삶에 큰 영향을 준다. 주거 공간이었던 집은 팬데믹 시대를 관통하며 업무, 휴식, 취미 등 감당해야 할 역할의 수가 많아지면서 집도 탄력적으로 변하고 있다. 집에서 모든 사회 경제 활동이 이뤄지는 ‘홈코노미(Home+Economy)’ 시대라고도 한다. 각 기능에 맞는 공간으로, 그 공간에 맞는 환경을 연출하면서 집은 우리 삶, 우리 삶은 집에 영향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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