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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의 맛과 멋 과학으로 바라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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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세계의 건강 음식을 이야기하면 지중해식, 북유럽식 등을 이야기한다. 오랫동안 식품을 연구해왔던 필자의 과학적인 양심으로 보면 한식이 이들 음식에 비해 절대로 건강성에 있어서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또 문화적, 역사적, 본질적, 과학적으로도 경쟁력이 있다.


writer 권대영(『한식 인문학』 저자, 한국과학기술한림원 농수산학부장)


한식에 대해 본질이나 문화, 과학, 가치를 이야기하는 사람은 없었다. 한식을 세계화한다고 하면서 한식당을 소개해주거나 몇몇 개별 음식의 레시피나 요리법을 알려주는 데 그치고 있다. 많은 외국인들이 필자에게 한식의 본질과 과학에 대해 묻곤 했지만 이에 대한 답을 주는 전문가나 책은 없었다. 오히려 몇몇 비과학적인 학자들에 의해 ‘고추가 임진왜란 때 들어 왔다’, ‘김치의 어머니는 중국의 파오차이나 일본의 쯔께모노다’ 등 한식의 역사와 전통이 심하게 왜곡되기까지 했다. 

 

 

“한식의 본질은 무엇으로 먹을까”
한식의 본질을 압축하면 ‘무엇으로 먹을까(뭐에다 먹지?)’의 문화다. 서양의 경우는 ‘무엇을 먹을까’다. 그렇기에 서양과 같이 요리(dish) 문화가 아니라 우리나라는 밥상 문화가 발달했다. 예절과 철학이 여기에 있는 것이다. 밥상 문화이기 때문에 항상 우리 할머니들은 밥과 국, 그리고 반찬과의 조화와 균형을 많이 생각하였다. 하나의 요리를 먹는 서양 문화와 본질적으로 다르다. 오늘날 이 부분이 한식의 영양학적 균형과 조화의 철학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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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어머니들은 한식을 대접 문화로 승화시켰다. 항상 밥상 받으신 분을 존경하고 그만큼 배려하는 마음이 깃든 것이다. 
보통 서양 음식을 주문하면 주문이 끝난 후 선택권은 사라진다. 반면 우리네 밥상 문화는 밥상 위에서 입으로 들어가기 바로 전까지 선택권이 보장되는 소위 젓가락 문화다. 네 명이서 서양 레스토랑에 가면 메뉴판이 각각 나오지만 한식 레스토랑에 가면 메뉴판이 하나만 나와도 충분한 이유다. 

 

 

한식 역사가 왜곡되었다
지금까지 한식 연구를 한자를 독해하고 고문헌을 볼 줄 아는 사람들의 영역으로 치부하고, 자연과학자는 한식의 문화나 역사를 말하는 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 생각했다. 잘못된 인식이다. 자연과학자가 관심을 두지 않는 사이, 몇몇 한자에서 우리 음식의 역사를 찾으려는 비과학자들이 우리 음식의 역사와 문화까지 철저히 왜곡시켜 버렸다. 그들은 우리 음식을 중국 음식의 아류로 전락시켜 버렸는가 하면, 한자로 기록되기 이전에는 우리 음식사에서 김치, 고추장 등이 없었다고 서슴없이 왜곡하고 말았다. 천 년 이상의 고문헌에 고추, 김치, 고추장의 기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김치의 역사는 100년밖에 안 된다’든지, 심지어 ‘고추장은 후추로 만들었다’고 말하는 학자가 나오기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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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민족은 중국과 생물학적, 문화적 뿌리가 다른 민족이다. 식문화 또한 중국과 다른, 우리 민족 고유의 식문화를 갖고 있다. 한식의 역사는 고조선부터 삼국시대, 고려, 조선으로 이어져 왔다. 다만 한글이 만들어지기 전에는 우리 글자가 없었기 때문에 한자를 빌어 우리 음식을 표기했을 뿐이다. 밥에 나물을 넣고 비벼(고어로는 부뷔어) 먹는 밥을 골동반(骨董飯, 섞어서 먹는 음식), 김치를 침채(沈菜)로 쓴 것이 대표적 사례이다. 한자의 뜻과 소리를 빌려 사용했던 것이다. 심지어 한글이 창제된 이후에도 양반들은 한글을 아낙글이나 못 배운 사람들의 글로 업신여겼다. 그러므로 우리 음식을 왜 그렇게 표기했는지 그 배경을 알아야 우리 음식의 역사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중국 아닌 다른 나라에서 한자를 빌어쓸 때, 한자는 오류가 많은 글임을 알아야 한다. 그럼에도 한자 사대주의에 빠져 무결점의 완벽한 뜻글자로 잘못 알고 기록된 한자의 뜻에 얽매여 음식을 이야기하다 보니 이러한 역사의 왜곡과 같은 심각한 잘못을 범하게 된 것이다. 잘못된 것을 아무 검증 없이 여태껏 그냥 상식으로 받아들였던 것이다. 그렇기에 한식의 역사를 논할 때 식품과학을 알아야 하고 자연과학을 아는 사람과 통섭해야 되는 것이다. 

 

 

한식, 뿌리부터 다르다
세계 각 나라의 음식사는 역사적인 배경과 더불어 자연적인 배경이 있다. 즉, 과학이 있는 것이다. 세계 모든 음식의 발달은 ‘어떻게 하면 먹을 수 있느냐?’, 
‘어떻게 하면 맛있게 먹을 수 있느냐?’, 그리고 ‘어떻게 하면 나중에도 먹을 수 있느냐?’의 방향으로 수만 년 전부터 발달했다. 
한반도와 만주 지방을 기반으로 하는 우리나라는 자연적으로 풀(나물, 채소)이나 곡류가 많이 나기 때문에 목축을 할 필요가 없었다. 풀이나 콩을 어떻게든 먹어야 살아갈 수 있기에 김치와 콩 발효 음식이 탄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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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을 어떻게 하면 안전하게 먹을 것인가를 주로 불을 사용하여 해결했고, 어떻게 하면 맛있게 먹을까를 고민하여 발달한 것이 양념 문화이다. 음식에 색을 더하면 맛있어 보이고 향신료가 들어가면 맛이 난다. 그래서 고추, 마늘과 같은 향신료를 우리 조상들은 음식에 많이 썼고 이를 응용한 양념이 발달했다. 이런 양념 문화 덕분에 ‘음식 맛은 손맛’이라고 하게 된 것이다. 또한 고추나 마늘로 양념한 음식은 나중에 먹어도 탈이 나지 않았다. 그래서 김치라는 발효 음식이 탄생한 것이다. 고추장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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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김치 발효 문화가 탄생할 필요가 없었다. 넓은 평야, 장대한 강과 바다가 있었기 때문에 돼지기름이나 생선기름이 풍부해서 모든 음식을 튀기면 안전하게 먹는 것이 해결되고 고온에서 요리하니 맛있고, 튀기면 물이 빠져나가니 나중에 먹어도 배탈이 나지 않는다. 그래서 중국 음식은 불맛이라고 하게 된 것이다. 그럼에도 김치가 중국의 파오차이에서 왔다는 것은 식품과학을 전혀 모르고 하는 사대주의의 극치이다. 한식을 미화하는 것도 곤란하지만, 한식에 대한 왜곡은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한다. 
고추, 마늘, 파, 양파, 생강 등 온갖 양념을 간장, 된장, 고추장, 식초 등 발효 식품에 활용해서 맛있게 먹는 한식. 한식은 균형과 조화, 존경과 배려, 건강과 다양성, 전통과 문화 때문에 더욱더 세계가 주목하는 우수한 음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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