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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속 그 장소 어디 어디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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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소환 국내 여행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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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묵묵히 버티며 남아 있는 것들은 뭉클한 감동을 준다. 수십 또는 수백 년의 시간을 머금은 풍경들을 하나둘씩 접하다 보면 절로 툭 튀어나오는 한마디. ‘아, 그땐 그랬었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내뿜는 곳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추억은 지금 누려야 할 낭만이다.


writer | photo 이규영

 

100년의 서울을 기억하다

서울 돈의문박물관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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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부터 1980년대까지 서울 소시민이 살던 동네를 경험할 수 있는 복고풍 골목이 있다. 돈의문박물관마을이다. 돈의문박물관마을은 마을 형태의 박물관이다. 조선시대 한옥과 개화기 일본식 주택, 1970∼80년대 슬래브집과 프랑스식 주택 등 옛 건물과 옛 골목길을 간직한 새문안 동네를 도시재생사업으로 보존했다. ‘근현대 100년, 기억의 보관소’라는 콘셉트의 박물관은 크게 마을전시관(16개동), 체험교육관(9개동), 마을창작소(9개동) 등으로 구분된다. 특히 마을전시관에서는 1960년대부터 80년대로의 시간여행이 가능하다. 그때 그 시절의 동네 풍경, 놀이문화, 교실 풍경 등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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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생활사전시관’은 부뚜막이 있는 옛날 부엌, 연탄, 자개장이 있는 안방, 교복이 걸린 공부방 등 가정집을 그대로 재현했다. ‘돈의문초등학교’는 초등학교가 아닌 국민학교 시절의 교실 풍경이다. 녹색 페인트가 칠해진 책상과 걸상, 분필 칠판, 낡은 풍금, 양은 도시락이 올려진 연통 난로 등 그 옛날 교실 풍경을 담았다. 
‘돈의문 콤퓨타게임장’, ‘새문안 만화방’, ‘새문안극장’, ‘서대문 사진관’, ‘삼거리 이용원’, ‘서대문 여관’ 등에서는 옛 시간의 정취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새문안극장은 <얄개>, <고래사냥>, <맨발의 청춘> 등 촌스런 영화 포스터가 내걸린 그 옛날의 극장이다. 2층에 마련된 영화관에서는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맨발의 청춘>, <고교 얄개> 등 추억의 영화를 요일별로 하루 4회씩 상영한다. 이용 의자, 요금표, 영업 신고증, 이발기 등 옛 이발소의 정취를 담아낸 삼거리 이용원과 1980년대 결혼식장 분위기 같은 서대문사진관은 간판마저 정겹다. 돈의문 콤퓨타게임장에서는 갤러그, 테트리스, 스트리트 파이터 등 추억의 오락게임을 실제로 즐길 수 있다. 돈의문박물관마을은 오전 10시부터 저녁 7시까지 문을 열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관람료는 무료다.

 

위치 서울특별시 종로구 송월길 14-3

www.dmvillage.info 

 



노래 속 추억을 걷다
대구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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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기타 하나 들고 울림 가득한 목소리로 읊조리듯 노래했던 가수 故 김광석. ‘서른 즈음에’, ‘거리에서’, ‘이등병의 편지’,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사랑했지만’ 등 그의 노래에는 아련한 추억이 담겨 있다. 1990년대를 대표하는 추억의 가수여서가 아니다. 노랫말 가득 평범한 나와 당신, 그리고 우리들의 그때 그 시절 삶의 풍경들이 담겨 있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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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광역시 중구 대봉동 방천시장의 오래된 옛 골목길은 가수 김광석으로 채워져 있다.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이다. 그가 어린 시절 살았다는 방천시장 인근 골목에 조성됐는데 대중가수의 이름을 딴 거리는 전국 최초다. 2010년 11월 90m 구간으로 처음 오픈했고 2014년 전면 재단장해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 
폭 3.5m 길이 350m의 좁은 골목길에는 김광석의 삶과 음악을 테마로 한 조형물과 벽화들, 옛 정서를 추억하게 하는 풍경이 어우러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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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 입구 의자에 걸터앉아 통기타를 들고 노래를 부르는 김광석 동상이 반갑다. 기타 모양으로 만들어진 쉼터에 앉으면 절로 그의 노래를 흥얼거리게 된다. 무엇보다 소탈한 웃음의 김광석, 노래하는 김광석, 포장마차에서 국수를 말아주는 김광석 등 담장 벽을 메운 김광석의 모습과 노랫말들이 김광석을 추억하게 한다. 길가의 카페 이름도 하나같이 김광석 노래 제목이다. 잔잔히 들려오는 김광석의 노래를 들으며 걷다 보면 노랫말 속 추억에 잠기게 된다. 길 중간에 있는 무대에서는 김광석 노래를 주제로 한 버스킹 공연이 종종 열린다.
길이 끝나는 곳에 위치한 김광석 스토리 하우스는 김광석을 좀 더 가까이 느낄 수 있다. 그가 남긴 노래, 유품, 콘서트 영상 등 그를 추억하고 추모하는 공간이다. 공연자료, 자필 악보, 일기 등은 물론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이 그를 기념하기 위해 만든 작업물들을 만날 수 있다. 특히 1층 거실 존은 살아생전 김광석이 머물렀던 거실 그대로를 재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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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대구광역시 중구 달구벌대로 450길

www.kimkwangseok.or.kr

 



어제의 시간을 콜라주하다

광주 양림동 펭귄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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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 남구 양림동행정복지센터 뒤. 광주천변과 접해 있는 오래된 마을이 있다. 펭귄마을이다. 마을 입구 펭귄 이정표를 따라 좁은 골목길로 들어가면 1970~80년대로 타임슬립한 듯하다. 200m 남짓한 이 좁은 골목길에는 켜켜이 쌓인 시간의 지층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풍경들이 펼쳐진다. 마을 담장엔 옛 시절 이삿짐 센터 광고와 마을 지도, 색색의 분필로 적은 온갖 낙서들이 가득하다. 표주박, 고무신, 무쇠솥, 절구통, 재봉틀, 지게 등 그 옛날 기억 속 물건들이 담벼락 또는 골목길을 빼곡하게 채우고 있다. 깨진 항아리, 찌그러진 냄비, 건반이 떨어진 멜로디언, 녹슨 실로폰 등 온갖 잡동사니들도 있다. 모두 주민들이 사용했던 손때 묻은 물건들이다. 촌동네였던 이곳의 변화는 2013년경 시작됐다. 주민들이 과거에 화재로 타 방치되어 있던 빈집을 치우고 버려진 물건을 가져와 담벼락에 붙였다. 그렇게 주민들 손으로 직접 꾸며진 마을은 거대한 한 폭의 콜라주 작품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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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왜 펭귄마을일까. 마을주민의 대부분이 고령의 어르신들인데 느리게 걷는 모습이 펭귄 같다고 해서 펭귄마을이라는 애칭이 붙었다. 마을 한가운데 있는 펭귄 주막은 주민들의 사랑방. 주막 벽에 수십 개의 양철냄비가 매달려 있다. 주막 간판에는 ‘술은 취하지 않는다, 다만 몸이 흔들릴 뿐’이라고 쓰여 있다. ‘유행 따라 살지 말고, 형편 따라 살자’. ‘겨울 멋쟁이 얼어 죽고, 여름 멋쟁이 더워 죽는다’ 등 손글씨 느낌의 글귀들은 찬찬히 읽다 보면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주막에서는 추억의 달고나도 체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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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난 시계들로 장식되어 있는 펭귄시계점은 마을에서 가장 인기 있는 포토존. 펭귄 텃밭은 유년 시절 소꿉놀이를 위해 마음에 드는 물건들을 여기저기 가져다 놓은 듯하다. 마을 담벼락에 써 붙인 ‘그때 그 시절 살아있음에 감사하자’는 글귀처럼 토속적인 마을 풍경에서는 그리움과 따뜻함만 느낄 수 있다.

 

위치 광주광역시 남구 천변좌로446번길 7

 



산비탈 따라 추억이 알록달록
부산 감천문화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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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은 곳곳마다 산동네가 많다. 해방과 한국전쟁이라는 역사가 만들어낸 풍경이다. 해방 후 동포의 귀환과 한국전쟁으로 인한 피난민의 유입으로 산비탈을 중심으로 판잣집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용두산, 복병산, 천마산, 보수산, 구봉산, 수정산, 구덕산 등의 비탈들도 온통 판잣집으로 뒤덮였다. 
옥녀봉에서 천마산에 이르는 산자락을 따라 길게 늘어선 감천동 산동네마을. 부산 사투리로 ‘산만디(산꼭대기)’라고 불렸던 마을은 원래 1950년대 태극도 신앙촌 신도와 6·25 전쟁 피난민의 집단 거주지였다. 부산의 낙후된 판잣촌이었지만 2009년 마을미술 프로젝트 ‘꿈을 꾸는 부산의 마추픽추’와 2010년 테마가 있는 프로젝트 ‘미로미로 골목길 프로젝트’를 거치면서 도시재생의 대표적인 곳으로 거듭났다. 작가들이 마을 담벼락에 그림을 그렸고, 미로 같은 골목 곳곳에 재미난 조형물을 세웠다. 마을 주민들과 지역 예술인이 함께하는 마을미술 프로젝트를 통해 이야기 가득한 예술마을로 변신한 마을은 이제 ‘레고 마을’, ‘한국의 마추픽추’, ‘한국의 산토리니’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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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자락을 따라 옹기종기 붙어있는 집들은 제각각 파랑, 노랑, 하늘, 분홍 등 알록달록한 색색의 지붕을 입었다. 빈집을 리모델링한 게스트하우스와 사진 갤러리, 주민들이 쓰던 옛 물건들과 감천의 옛 사진 등으로 꾸며진 작은박물관, 마을 커뮤니티센터로 변신한 대중목욕탕 등 마을 곳곳에는 옛 추억과 재미를 주는 정감 넘치는 곳들로 가득하다. 마을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비탈진 도로변 위에 세워진 ‘어린왕자와 사막여우’라는 작품이 가장 인기. 감내어울터 인근에 있는 ‘멍멍이가 있는 집’ ‘길냥이와 함께하는 다정한 일상’ ‘감천의 영웅들’ 등의 작품은 마을 특유의 정감을 담고 있다. 단, 실제 주민들이 살고 있으니 집에 불쑥 들어가거나 담 너머로 엿보는 것은 실례.

 

위치 부산광역시 사하구 감내2로 203 (감천문화마을 안내센터)
www.gamcheo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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