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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ESSAY 2017년 한우문화매거진 만들이가 새롭게 단장했습니다.새롭게 선보이는 <만들이>는 캠핑편을 시작으로 여행편, 명절편, 한류편까지 스페셜 에디션으로 제작됩니다. 1년 내내 곁에 두고 볼 수 있는 <만들이>로 맛있는 한우를 즐겨보세요. ‘만들이’란 소와 함께한 우리 민족의 세시풍속 중 하나입니다. 농사를 가장 잘 지은 집에서 마을 사람들과 함께 잔치를 벌였던 풍속이지요. <만들이>는 우리 땅에서 건강하게 자라는 우리한우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국내 유일의 한우문화매거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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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트레블

익숙하고도 새로운 홍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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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와 ‘오늘’이 꽃 피운 오묘한 길 위에 서다
<익숙하고도 새로운 홍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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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딩들이 일제히 빛을 내뿜는 심포니 오브 라이트의 풍경.>

 

여행지에서는 ‘걷는’ 행위만으로 구원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여느 때처럼 서두르며 ‘앞’을 보는 대신 느긋이 ‘옆과 뒤’를 둘러볼 수 있으니까. 시시콜콜한 주변과의 눈 맞춤이 한껏 환기된 자신과 마주하게 한다. 익숙한 강박으로부터의 구원은 이처럼 아주 사소하게 찾아온다. 그런 의미에서 홍콩은 걷기와 퍽 잘 어울리는 여행지다. 길모퉁이를 돌 때마다 일순 다른 풍경을 펼쳐놓는 다채로운 문화와 환경 덕분이다. 동양과 서양의 조화, 화려함과 소박함의 만남, 과거와 현재의 순환이 어우러진 도시. 그 묘한 경계에 서서.


writer∙photographer 김주희 여행작가 / photo provider 홍콩관광청

 

지금, 여기, 홍콩
이맘때, 풍경의 채도가 낮아지는 우리네 겨울과 다르게 홍콩은 화려하고 풍성한 색채로 가득 차 있다. 11월부터 3월까지, 따뜻하고 청명한 봄 날씨를 자랑하기 때문이다. 우기도 끝난 시점이라 길을 나서기에 더없이 좋으니 겨울날의 홍콩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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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골목 곳곳에서는 홍콩을 상징하는 빨간 택시를 자주 볼 수 있다.>


홍콩 곳곳을 관통하는 단어는 바로 다양성이다. 말끔한 곳에서는 문화가 생장하지 않는다. 홍콩은 과거를 충실히 품되 새로움을 기꺼이 껴안으며 특유의 풍경을 만들어냈다. 지켜온 것과 받아들인 것, 동양과 서양의 경계를 넘나드는 문화 그리고 우리가 미처 몰랐던 눈부신 자연의 속살까지. 홍콩은 익숙한 풍경 속에서 또 다른 얼굴을 말갛게 내민다. 지금, 여기, 홍콩에서라야 누릴 수 있는 색채와 낭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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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오늘날을 대변하는 세련된 마천루가 시원한 풍경을 선사한다.> 

 

 

사부작사부작, 올드&뉴를 품은 골목
홍콩 여행 코스는 크게 홍콩섬과 주룽반도로 나뉜다. 홍콩섬 북단에 자리한 올드타운센트럴은 의미 그대로 구시가지 중심이다. 세련된 외관의 초고층 빌딩 틈으로 아기자기한 볼거리와 정겨운 상점들이 자리하고 있는데 그 모습이 이질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홍콩이 과거를 지우지 않고 오늘날과 조화를 이루며 지켜온 덕이다. 올드타운센트럴은 저마다 특유의 매력을 갖춘 골목이 유기적으로 이어져 있다. 엎어진 퍼즐 조각을 하나씩 뒤집어 보는 기분이 이럴까. 모퉁이를 돌 때마다 골목골목은 시간을 넘나드는 풍경을 부려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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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차이의 거리 풍경.>


홍콩의 인사동으로 불리는 할리우드 로드를 중심으로 그 언저리에 자리한 노호(NoHo), 소호(Soho), 포호(Poho)가 대표적인 골목. 이들 골목에서는 목적지 없이 발길 닿는 대로 걸어도 좋다. 노호는 할리우드 로드의 북쪽이라는 의미의 이름이 붙은 곳으로 낡은 벽화와 프랑스 식당이 한데 어우러지며 홍콩의 유구한 역사를 아낌없이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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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로드에 자리한 빈티지 시장 또한 볼거리가 가득하다. >

 

소호는 할리우드 로드의 남쪽으로 트렌디한 상점들을 만날 수 있다. 감각적인 소품 숍과 유명 식료품 숍, 유니크한 감성의 카페 그리고 신진 디자이너들의 작품을 둘러볼 수 있는 갤러리가 즐비하다. 무엇보다 소호를 대표하는 것은 세계에서 가장 긴 옥외 에스컬레이터인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경사진 언덕의 고층 아파트에 거주하는 현지인들을 위해 설치한 에스컬레이터로 길이가 무려 800m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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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중경삼림>의 촬영지로도 유명한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20여 개로 연결된 에스컬레이터에 올라 골목골목을 구경하는 재미가 꽤 쏠쏠하다. 오래된 재래시장의 풍경이 펼쳐지더니 한 층 위로 올라서면 트렌디한 상점, 다시 한 층 위에서는 낡은 간판들이 어지러이 뒤섞인 모습이 나타나 끝없는 재미를 선사한다. 불과 10여 분, 에스컬레이터에서 셔터를 눌렀는데 그 사이에 찍힌 사진은 장면 장면 다른 모습이다.  

 

 

 

다채로운 표정의 참신한 그 골목
노호와 소호에서 관광지의 오래된 명성을 만끽했다면 포호에서는 꿈틀거리는 새 기운을 느낄 수 있다. 최근 핫 플레이스로 떠오른 포호는 할리우드 로드에서 미드레벨 지역으로 올라오다 보면 만나게 된다. 빈티지하되 남루하지 않으며 자유분방하면서도 정돈된 모습이 꼭 뉴욕 뒷골목을 연상시킨다. 역동적인 그래피티 벽면을 따라 나서면 연거푸 마주하는 앤티크 가구점, 빈티지 의류 매장, 팬시 숍 등이 이국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포호 거리 한가운데에 다다르면 코를 자극하는 진한 향불 냄새에 멈춰서게 된다. 홍콩에서 가장 오래된 도교 사원 만모사원이 자리한 까닭이다. 사원으로 들어서면 현지인들이 기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무언가를 간절히 소망하는 자들의 절심함이 느껴져 절로 경건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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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곳곳을 누비며 덜컹덜컹 흔들리는 승차감을 선사하는 2층 트램.>

 

올드타운센트럴과는 거리가 있지만 완차이 또한 새롭게 떠오르는 명소다. 홍콩섬 북쪽에 위치한 완차이 지구의 서쪽 지역으로 고색창연한 시간 여행이 가능한 곳이다. 홍콩에서 가장 일찍 개발된 상업 지역으로, 홍콩의 어제와 오늘을 단번에 감상할 수 있다. 홍콩에서 가장 오래된 우체국과 경찰박물관, 주거 건물 블루하우스가 위치해 특별함을 더한다. 1970년대 이후부터는 현대식 건물이 들어서고, 최근 몇 년 사이에는 트렌디한 숍들이 자리를 꿰찼다. 이곳에서는 트램을 타고 풍경을 두 눈으로 힘껏 껴안아도 좋다. 버스나 택시에 비해 느릿한 속도로 구석구석을 누비는 트램 2층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는 묘미가 이색적이다. 덜컹덜컹, 엇박자처럼 흔들리는 승차감은 여행자의 마음에 달뜬 쾌감을 전해준다.

 

 

 

도시의 낮과 밤, 도심 속 美와 味
홍콩섬을 둘러보고 난 후 주룽반도로 발길을 돌려본다. 주룽반도에서는 홍콩섬과는 또 다른 멋이 흥미롭게 다가온다. 주룽반도를 대표하는 곳은 침사추이 지역. 바닷물이 유유히 흐르는 빅토리아 하버를 곁에 둔 침사추이는 홍콩 최대 번화가다. 고층 빌딩과 위풍당당한 대형 쇼핑몰 그리고 어둡고 좁은 골목, 오래된 재래시장. 홍콩 누아르 영화 같은 매력이 가득 넘쳐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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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최대 번화가 침사추이의 아침. 출근하는 현지인들과 관광객들이 활기찬 풍경을 자아낸다.>


침사추이는 홍콩의 밤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명소이기도 하다. 홍콩 여행자라면 누구나 한번 들른다는 심포니 오브 라이트는 홍콩의 상징과도 같은 라이트 쇼다. 매일 밤 8시 홍콩 빅토리아 하버 해변의 수많은 고층 건물이 웅장한 스케일로 다채로운 색채의 조명을 뿜어낸다. 갈 때마다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지만 사실, 기대만큼 수려한 모습은 아니다. 되레 쇼를 보고 중심지로 이동하는 길목인 캔톤 로드에서 뜻밖의 풍경을 접하게 된다. 대형 쇼핑몰들이 뿜어내는 네온사인과 화려한 광고판이 도시의 밤 특유의 화려함을 선사한다.
홍콩의 美를 탐했다면 味의 세계로 향할 일이다. 홍콩은 저렴한 가격대의 소박한 로컬 식당부터 미쉐린 스타를 획득한 최고급 레스토랑까지, 현지식과 세계 각국의 정통 요리, 퓨전식이 총망라된 곳이다. 하루 정도는 호텔 조식을 먹는 대신 로컬 식당에 들러보길 권한다. 이른 새벽부터 문을 연 곳이 많은데, 아침 식사를 밖에서 해결하는 홍콩 현지인들과 어울리다 보면 그들의 진짜배기 일상에 녹아든 기분이다. 낯선 곳에서 한우를 먹는 것도 이색적인 경험일 터. 홍콩 곳곳에는 한우 전문 식당이 자리했으니 한 끼 정도는 홍콩에서 맛보는 한우로 참신한 미식을 경험하는 것도 좋겠다. 

 

 

 

알고 보면 홍콩은 푸른 숲의 도시
화려한 마천루로 잘 알려진 도시 홍콩에도 반전은 존재한다. 눈을 조금만 돌리면 싱그러운 홍콩을 만날 수 있는 것. 홍콩 국토의 70%가 녹지라는 사실이 잘 알려져 있지 않다는 건 또 다른 방식으로 홍콩을 즐길 수 있는 단서다. 더욱이 홍콩의 겨울철은 트레킹을 즐기기 더없이 좋은 시기. 세밀하고, 오롯하게 천혜의 자연을 즐길 수 있는 트레킹에 도전하길 추천한다. 필요한 건 광활한 풍경을 받아들일 넉넉한 마음과 편한 운동화, 생수 한 병이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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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스 백에서 바라본 탁 트인 전경.>


여러 코스 중 드래곤스 백 코스는 <타임>지가 아시아 최고의 하이킹 트랙으로 꼽은 대표적인 코스. 말 그대로 용의 등이라는 뜻의 이름은 섹오피크와 완참산을 잇는 굽이굽이 산길 때문에 붙여진 것이다. 홍콩섬에 자리해 도심에서 아주 쉽게 갈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트레킹 출발 지점으로 가는 길마저 즐겁다. 지하철역에서 2층 버스로 20분이면 닿는데, 양옆으로 자연을 끼고 오르막길을 내달리다 보면 어느새 마음이 공중부양을 한다. 트레킹 코스는 수목이 우거지지 않아 탁 트인 전망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바다와 산을 비롯해 모래 해변, 대나무 숲 등을 감상하다 보면 지루할 틈이 없다. 트레킹 종료 지점과 가까운 섹오비치는 보석 같은 장소. 아담한 바다지만 그것에서 비롯되는 아늑함이 번잡한 일상을 잊게 한다. 모래사장 위에 제멋대로 들이닥친 햇볕, 이따금씩 잔잔하게 일렁이는 파도 소리, 귓가에 서성이는 아이들의 정겨운 웃음소리가 순정만화 속에 들어온 기분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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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 피크 전망대에서 시작하는 트레킹 코스로 여유로운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도심 한가운데에서도 트레킹이 가능하다. 빅토리아 피크에서 시작하는 트레킹 코스가 그것. 아시아 최초의 케이블카인 피크 트램의 종착역이자 해발 396m에 자리한 빅토리아 피크의 전망대 옆길에서 시작해 루가드 로드를 따라 홍콩대학으로 내려오는 길이다. 세련된 홍콩의 도심이 발아래로 펼쳐지고 코스를 매끈하게 다듬어놓아 숨 가쁘게 걷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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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유리의 성> 촬영지이기도 한 홍콩대학 메인 빌딩은 클래식한 멋이 묻어난다.>

 

학기 중이라면 종점인 홍콩대학을 둘러보는 것도 좋다. 삼삼오오 모여 공부하고 토론하는 청춘을 볼 수 있는데, 그들의 학구열까지 두 눈으로 ‘포식’할 수 있다. 대학 중앙에 자리한 메인 빌딩은 꼭 들러보길 추천한다. 영화 <유리의 성>에서 여명과 서기의 풋풋한 사랑이 펼쳐진 무대로 영화의 감성이 녹아든 클래식한 분위기가 비현실적인 느낌을 선사한다.
실로 여행자가 누릴 수 있는 특권이란, ‘지금’과 ‘여기’를 온몸으로 감각하는 게 아닐까. 그곳이 어디든 샅샅이 거닐며, 누리며, 감동하길 희구하는 여행자들에게 종합선물세트 같은 풍경을 선사하는 곳, 바로 홍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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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 피크 전망대에서 바라본 홍콩섬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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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 피크로 오르내리는 피크 트램은 대표적인 관광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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