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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ESSAY 명절 연휴에는 가족과 친지들이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여 정을 나누고, 고마웠던 분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면서 풍요로운 시간을 보낸다. 이럴 때 조상의 은덕을 기리며 넉넉하게 음식을 장만해 여럿이 나눠 먹는다면 이 또한 명절의 즐거움 아니겠는가. 특히 명절에는 으레 한우요리가 빠지지 않는데, 이때만큼은 구워먹는 것보다 갖은 양념이 쏙쏙 밴 한우요리를 준비해보자. 정성이 가득한 한우요리로 차린 훌륭한 식탁이 완성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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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명절 이야기

조상들의 추석 상차림, 다채롭고 희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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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서민들이 여름에 가장 즐겨 먹은 과일은 참외였다. 7월부터 장터에 “참외 사려”를 외치는 장사꾼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면 쌀집 매상이 70%나 떨어졌다는 기록도 있다. 심지어 참외 먹기 내기를 해 앉은자리에서 20개 이상을 먹어치운 이들도 있었다고 한다. 그야말로 여름엔 참외가 주식 대용이었던 것이다. 여름 내내 입에 달고 산 참외가 후끈거리는 바람과 함께 하나둘 자취를 감추면 사람들은 ‘곧 추석이 오겠네’라고 생각했다. 상상만 해도 풍성한 추석 상차림은 절로 어깨춤을 추게 했다. 지방마다 추석 상차림에 올라가는 먹거리는 달랐다. 송편만 해도 들어가는 속 재료와 모양이 다양했다. 이런 전통은 하루 생활권이 된 지금도 이어오고 있다.

 

writer 박미향 <한겨레> ESC 팀장 겸 음식기자 / illustrator kazami  reference 농촌진흥청

 

 

 

서울, 궁중닭찜 경기도, 통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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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부터 한양에는 전국의 귀한 진상품이 올라왔다. 그런 이유로 한양은 먹거리가 화려했다. 만두만 해도 미만두, 편수, 준치만두 등 맛과 모양이 다양했다. 이런 한양의 전통을 이은 서울에서는 추석에 닭찜과 토란탕, 각종 나물 무침과 오려송편 등을 먹었다. 닭찜은 ‘궁중닭찜’이라고도 불렀는데 표고버섯, 목이버섯, 석이버섯 등이 들어간 고급 닭 요리였다. 오려송편의 ‘오려’는 올벼의 옛말로 제철보다 일찍 익은 벼를 말한다. 즉 햅쌀로 빚은 송편이라는 소리다. 과식하기 쉬운 추석에는 소화를 돕는 토란탕도 흔하게 먹는 추석 음식이었다. 경기도 사람들은 통북어를 추석 상차림에 올렸다.
 

 

강원도 강릉, 감자송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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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산과 바다를 끼고 있는 강원도는 쌀은 귀했지만 각종 산나물과 생선이 풍부했다. 이 지역의 대표 생선인 명태를 꾸덕꾸덕하게 말린 후 쪄 먹는 명태찜이나 가자미를 소금에 절여 하룻밤 말린 후 찌는 가지미찜 등이 추석맞이 음식이다. 생선찜 위에 삶은 문어를 올리는 것은 강원도 차례상의 특징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오징어포와 대구전, 고구마전, 명태전 등을 올리기도 했다. 
다른 지역에 비해 강원도 송편은 크다. 특히 강릉 지역에서 감자녹말을 반죽하여 삶은 팥을 소로 넣어 찐 감자송편, 일명 ‘옹심이’로 불리는 송편이 유명하다. 예전에는 감자를 갈아 만들었으나 언제부터인가 감자 전분을 활용해 만든다. 썩은 감자나 흠집이 난 감자를 활용하는 법이라고 한다. 
그 밖에 멥쌀가루와 도토리 가루로 만드는 도토리송편과 쑥 가루를 사용하는 머슴쑥송편과 무, 메밀가루, 멥쌀가루가 재료인 무송편도 이 지역을 대표하는 추석 음식이다.

 

경남 대구, 독특한 돔배기 고기가 상차림에 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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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 문화가 발달한 안동 등의 지역에서는 대대손손 내려오는 종가 음식을 여전히 중요한 문화유산으로 지키고 있다. 그 중 다른 지역에선 보기 드물게 김치를 추석 차례상에 올리는 점이 특이하다. 안동의 향토 음식인 ‘사연지’는 다진 마늘, 다진 생강 등으로 양념한 새우가 배춧잎 사이에 들어가는 배추김치다. 밤, 미나리, 석이버섯 등도 넣으니 그야말로 고급 김치다. 새우 대신 조기, 낙지 등을 사용하기도 한다. 
경남 통영 지역에선 독특한 맛의 고구마순김치가 추석 차례상에 올라간다. 
경남 대구 사람들이 추석에 꼭 먹는 음식이 있다. ‘상어구이’다. 경상도 사람들은 지역민들이 ‘돔배기’라고 부르는 상어를 참기름, 다진 마늘 등 갖은 양념에 1시간 정도 재워두었다가 노릇노릇 구워 먹었다. 소금 간만 해 굽기도 한다. 타향살이를 오래한 경상도 사람들이 나이가 들어서도 잊지 못하는 고향 음식이다. 상어조림, 상어산적도 유명하다. 경상도에서는 상어 요리를 비롯해 홍합, 갑오징어, 문어, 전복, 소라, 군소 등을 활용한 해물 요리를 즐겨 먹었다.
넓적한 배춧잎을 칼등으로 친 후 소금으로 간을 하고 밀가루, 물, 참기름 등과 버무려 지진 배추전도 안동 지역의 추석 차례상에 올랐다. 결혼식 등의 집안 행사 때뿐만 아니라 평상시에도 자주 해먹는 소박한 배추전은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하지만 배추전처럼 소박한 음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추석 차례상에 오르는 약과는 네모난 모양으로 가운데를 젓가락으로 구멍을 내고 잣을 꽂아 화려하게 만들었다. 송편도 빼놓을 수 없는 추석 음식이다. 꽃송편, 모싯잎송편 등이 있다. 꽃송편은 다양한 색상의 반죽을 꽃 모양으로 빚어 솔잎 대신 망개잎(청미래덩굴잎)을 깔아 찐 송편이다. 
오미자 물, 쑥 가루 물, 승검초 가루 물, 치자 물, 쌀가루의 흰색 물이 색을 내는 재료다. 이들 물과 멥쌀가루를 섞어 익반죽하고 꽃봉오리 모양으로 빚어 익힌 꽃송편은 먹기가 아까울 정도로 예쁘다. 모싯잎을 빻아 멥쌀가루와 섞어 만든 모싯잎송편도 유명하다. 경상도 지역에서는 찹쌀 등으로 빚은 송편을 망개잎과 같이 쪄서 먹는 것이 특징이다. 추석날 먹는 대표적인 가양주로는 안동소주가 있다. 지역에 따라서는 돼지고기시래깃국을 끓여 먹기도 한다.

 

전남 영암군, 맛깔스러운 낙지호롱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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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부터 기름진 평야가 많았던 전라도는 먹거리가 풍족했다. 지리산을 끼고 있어 산나물 등도 넉넉했던 지역이다. 식재료가 풍부하다 보니 다른 지역에 비해 조리 기술도 발달한 곳이 전라도다. 밥만 해도 보리고구마밥, 선짓국비빔밥, 대나무통밥, 보리비빔밥, 무밥 등 셀 수 없을 정도로 종류가 많다. 김치도 알타리무김치, 돌산갓김치, 꼴뚜기무김치 등 다채롭다. 음식 문화가 발달하다 보니 추석이라고 해서 특별식이 있는 건 아니다. 다만 평소에 먹기 힘들었던 귀한 음식을 먹곤 했다. 전남 영암 인근 지역에서는 지푸라기 묶음을 엮어서 두꺼운 봉을 만들고 그 봉에 낙지를 돌돌 말아 구운 낙지호롱구이를 먹었다. 전라도를 대표하는 먹거리인 홍어를 재료로 한 음식도 여기에 속한다. 볏짚을 깐 찜통에 홍어를 놓고 파, 마늘, 실고추 등을 얹어 찐 홍어찜이 대표적이다. 홍어회무침을 먹는 지역도 있는데 홍어를 항아리 등에 하루 정도 넣어두었다가 솔로 문지르고 껍질을 벗겨 조리한다. 홍어와 묵은 김치, 돼지고기를 한 접시에 담아 같이 먹는 홍어삼합도 유명하다. 전라도 사람들이 주로 먹는 송편은 모싯잎송편인데 일명 ‘노비송편’이라고도 불렀다. 오래전 노비에게 나이 수만큼 송편을 먹여 위로했다는 데서 유래한 이름이다. 다진 모싯잎을 멥쌀가루와 섞어 반죽하는 건 경상도의 모싯잎송편과 비슷하다. 팥, 콩뿐만 아니라 대추를 소로 넣는 게 특이하다. 전라도에도 꽃송편이 있는데 포도즙을 활용하는 점이 독특하다. 전북에선 삘기(띠의 어린 꽃이삭)를 넣어 만든 삘기송편도 있다.넓적한 배춧잎을 칼등으로 친 후 소금으로 간을 하고 밀가루, 물, 참기름 등과 버무려 지진 배추전도 안동 지역의 추석 차례상에 올랐다. 결혼식 등의 집안 행사 때뿐만 아니라 평상시에도 자주 해먹는 소박한 배추전은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하지만 배추전처럼 소박한 음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추석 차례상에 오르는 약과는 네모난 모양으로 가운데를 젓가락으로 구멍을 내고 잣을 꽂아 화려하게 만들었다. 송편도 빼놓을 수 없는 추석 음식이다. 꽃송편, 모싯잎송편 등이 있다. 꽃송편은 다양한 색상의 반죽을 꽃 모양으로 빚어 솔잎 대신 망개잎(청미래덩굴잎)을 깔아 찐 송편이다. 
오미자 물, 쑥 가루 물, 승검초 가루 물, 치자 물, 쌀가루의 흰색 물이 색을 내는 재료다. 이들 물과 멥쌀가루를 섞어 익반죽하고 꽃봉오리 모양으로 빚어 익힌 꽃송편은 먹기가 아까울 정도로 예쁘다. 모싯잎을 빻아 멥쌀가루와 섞어 만든 모싯잎송편도 유명하다. 경상도 지역에서는 찹쌀 등으로 빚은 송편을 망개잎과 같이 쪄서 먹는 것이 특징이다. 추석날 먹는 대표적인 가양주로는 안동소주가 있다. 지역에 따라서는 돼지고기시래깃국을 끓여 먹기도 한다.

 

충청도, 눈길을 사로잡는 다채로운 모양의 송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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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누렇게 익은 호박은 마치 신이 선물한 커다란 보석 같다. 투박한 생김새와는 달리 맛은 먹을수록 구수해 빠져들게 하는 매력이 있다. 늙은 호박으로 만든 호박송편은 충청도의 대표적인 추석 음식이다. 얇게 썰어서 말린 늙은 호박을 가루를 낸 다음 멥쌀가루와 섞어 호박 모양으로 빚어 만드는 음식이다. 깨나 질 좋은 밤을 소로 넣는다. 쌀로만 빚은 송편보다 덜 굳어 쫄깃하다. 모양은 주머니에 넣고 다니고 싶을 정도로 예쁘다. 호박송편 못지않게 칡송편도 유명하다. 물에 불린 풋콩과 칡 전분을 섞어 만드는 칡송편은 별미다. 소나무 속껍질(송기)을 삶아 곱게 빻은 것을 찹쌀가루에 섞어 송편을 만들어 먹기도 했는데 이 송기송편의 맛도 순박하고 검소한 이 지역 사람들의 성정을 닮아 담백하다. 그런가 하면 충남 홍성 지역에서는 화려한 오색국화송편을 빚는다. 국화를 넣어 만든 송편이 아니라 모양이 국화와 닮아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참깨, 녹두, 오미자, 도토리, 당근, 늙은 호박, 쑥 등을 멥쌀가루와 같이 반죽해 국화 모양으로 빚어 찐 송편이다. 
‘누렁호박전’이라고 부르는 늙은호박전도 독특한 송편이 유난히 많은 충청도 추석 상차림에 빠지지 않는 음식이다. 붉은 고추나 풋고추가 고명으로 올라가 볼수록 예쁘다. 호박부꾸미, 호박과편(호박, 한천, 물엿 등을 같이 고아 만든 단 음식), 호박약과, 호박식혜, 호박묵 등 늙은 호박을 활용한 음식이 유난히 많은 지역답다. 우럭포 등도 추석 차례상에 올라가는데, 남은 머리와 꼬리 등은 찌개로 끓여 먹었다. 양념을 많이 쓰지 않고 재료 자체의 맛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 이 지역 추석 음식의 특징이다. 추석 차례상에 올라가는 대표적인 가양주로는 한산소곡주가 유명하다.

 

제주도, 신선한 제주 옥돔구이의 고소한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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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력 9월이 되면 동백꽃 씨를 씻어 열흘 정도 말려 기름을 짜는 가정이 예부터 많았다. 귀하게 짠 기름은 풍성한 추석 음식의 맛을 내는 재료가 되었다. 농사가 힘든 척박한 땅과 잦은 태풍으로 먹거리가 부족했던 제주는 추석 상차림도 소박했다. 주로 제주에서 구하기 쉬운 것들이 재료였다. 푸른 바다에서 잡는 옥돔, 해녀들이 채취한 전복 등이 대표적이다. 옥돔은 제주를 대표하는 맛깔스러운 생선인데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가을에 맛이 가장 좋다. 옥돔구이는 바삭한 비늘과 보드라운 속살의 조화가 최고인 추석 음식이다. 제주 전복은 예부터 맛이 좋기로 유명하다. 조선시대엔 대표적인 진상품 중 하나였다. 전복구이도 향긋하다. 논농사가 거의 힘들었던 제주에선 예부터 쌀밥이 귀했다. 보리밥, 조밥, 메밀밥 등을 평소에 먹다가 추석 등의 명절에는 쌀밥을 먹었다. 이 쌀밥을 제주도 사람들은 ‘곤밥’, ‘고은밥’으로 불렀다. 상에는 곤밥과 함께 몸(모자반)국이 올라갔다. 중요한 날 잡은 돼지를 삶고서 남은 물에 모자반, 배추, 메밀가루 등을 넣고 끓인 국이다. 요즘은 걸쭉하면서 담백한 몸국을 별미로 생각해 그 맛을 경험하려는 제주 여행객이 많다. 다른 지역과 달리 비교적 꿩이 흔했던 제주에서는 예부터 꿩산적을 먹었다. 한 마리를 통째로 굽기도 하고 다리, 가슴 등을 조각내 꼬치에 꿰어 굽기도 했다. 제사상이나 추석 차례상에 빠지지 않는 먹거리였다. 꿩산적과 함께 돼지고기산적도 대표적인 추석 음식이다. 또 메밀 반죽에 무채 등을 넣어 돌돌 말아 지져 먹는 빙떡도 빼놓을 수 없다. 제주 송편은 삶은 고구마가 소로 들어간다는 점과 모양이 반달이 아니라 둥글다는 점이 특징이다. 오메기떡으로 만드는 술인 오메기술은 추석에 마시는 대표적인 지역 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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