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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ESSAY 명절 연휴에는 가족과 친지들이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여 정을 나누고, 고마웠던 분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면서 풍요로운 시간을 보낸다. 이럴 때 조상의 은덕을 기리며 넉넉하게 음식을 장만해 여럿이 나눠 먹는다면 이 또한 명절의 즐거움 아니겠는가. 특히 명절에는 으레 한우요리가 빠지지 않는데, 이때만큼은 구워먹는 것보다 갖은 양념이 쏙쏙 밴 한우요리를 준비해보자. 정성이 가득한 한우요리로 차린 훌륭한 식탁이 완성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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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명절 탐방

삶의 축제, 명절 다양한 문화의 표정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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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나라 사람들은 어떤 명절을 보낼까? 나라마다 지역마다 사는 모습이 다르니 삶의 축제라 할 수 있는 명절 표정도 다르다. 살면서 한 번쯤 경험하고 싶은 명절을 꼽아봤다.

 

writer 서승범 / photo shutterstock.com

 

닮은 듯 다른 동양의 표정
일본의 추석, 오봉

이웃 나라 일본의 2대 명절은 신정과 오봉이다. 둘 중에서는 신정을 조금 더 크게 치른다. 새로운 해가 시작되는 명절이므로 다양한 관습이 있다. 우리나라처럼 세뱃돈도 주고받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떡국을 먹듯이 오세치를 해서 먹곤 한다. 대나무와 소나무를 엮어 만든 장식 가도마쓰, 시메카자리를 문밖에 장식해두기도 한다. 전통적인 의미의 명절에 걸어두는 상징이 대개 그러하듯 액운을 막고 무병장수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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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봉(お盆)은 매년 8월 15일 무렵에 있는 일본의 전통 명절이다. >


오봉은 우리나라 추석과 같은 명절이다. 양력 8월 15일인데, 지역에 따라서 음력 7월 15일을 오봉으로 삼기도 한다. 오봉 기간 중의 풍경은 우리나라와 비슷하다. 우리나라 명절을 생각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꼬리를 문 차량 행렬과 꽉 막힌 고속도로일 텐데 오봉절의 일본 역시 마찬가지다. 이는 새로운 시작을 축하하는 신정과 달리 조상들에게 감사하고 부모님께 인사를 전하는 의미를 지녔기 때문이기도 하다. 더구나 오봉은 단순히 농업의 수확을 축하하는 게 아니다. 오봉의 시작에는 불교의 설화가 전해진다.
석가모니의 제자 가운데 목련존자가 있었다. 여러 제자 중에서도 신통력이 뛰어나기로 유명했다. 어느 날 목련존자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는데, 목련은 어머니가 생전의 업보 때문에 아귀도에 떨어졌다는 걸 알게 되었다. 피골이 상접한 어머니의 모습에 마음이 아파 음식을 싸 들고 어머니를 찾아갔으나 음식은 어머니의 입에 닿기 전에 새까맣게 타버렸다. 목련은 석가모니에게 어머니를 구해달라 청했고, 부처의 도움으로 어머니는 지옥에서 벗어나 극락왕생을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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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봉 기간에는 유카타를 입고 민속춤을 추며 거리 행진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


이처럼 오봉은 불교의 색채가 강한 명절이지만, 지금은 종교적인 의미가 거의 남아 있지 않는다. 거리를 행진할 때도 불교적인 등불 대신 전등을 사용하고, 제단 역시 간소화되는 등 종교 행사가 아니라 명절로 자리 잡았다. 예전에는 기념식도 사찰이나 신사에서 많이 치렀지만, 지금은 광장이나 상가에서 성대하게 연다. 종교에서 시작했으나 문화로 자리 잡은 셈이다.
오봉이 되면 일본 전통 의상 유카타를 입고 봉오도리라 부르는 민속춤을 춘다. 유카타는 우리가 아는 일본 전통 의상 기모노의 일종으로 주로 평상시에 입는 간편한 옷이다. 원래는 천황이나 귀족들이 목욕한 후에 입었으며 유카타라는 이름 역시 유카타비라, 곧 몸을 닦는 수건이라는 말에서 비롯되었다. 그러다 에도시대 초기에 민간에서도 유카타를 입게 되었고, 메이지유신을 거치면서 간편함 때문에 외출복으로 널리 이용되었다. 이제는 옷감 역시 처음의 마를 대신해 폴리에스테르 등 합성섬유를 사용하고 문양 또한 꽃이나 나비 등을 화려하게 넣는 게 일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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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봉 기간에는 유카타를 입고 민속춤을 추며 거리 행진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


유카타가 변화하는 모습은 마치 오봉의 변천사와도 유사하다. 불교적인 기원을 가지고 있지만 이야기는 퇴색되고 함께 어울리는 의미만 남았으니까. 이와 비슷한 것이 또 있다. 오봉의 대표적인 음식 문화인 이키미타마. 오봉이라고 따로 해 먹는 특정한 음식이 오랜 세월 전통으로 자리 잡거나 하진 않았다. 굶주린 어머니를 위하는 목련존자의 마음 때문인지 육류나 생선 대신 채소 위주로 만든 국과 반찬을 해 먹는 관습이 있을 뿐이다. 다만 같은 이유에서 멀리 계신 부모님께는 생선을 잘 포장해서 보내드리는 풍습도 있다. 이렇게 생존해 계신 부모님에게 보내는 생선 선물을 이키미타마라고 한다. 하지만 이 또한 최근에는 생선 대신 다양한 선물이나 상품권으로 대신하기도 한다.

 

 

 

4000년 역사를 지닌 명절
중국의 춘절
동양에서 가장 큰 나라, 크기만큼이나 역사도 오래된 나라 중국. 중국 사람들은 춘절을 가장 큰 명절로 친다. 춘절은 우리나라로 따지면 설이다. 우리나라에도 양력 1월 1일 신정이 있고, 음력 1월 1일 설이 있듯, 중국은 신정을 원단 혹은 신년이라 부르고 설을 춘절이라 부른다. 1911년 신해혁명 때 서력 기원을 쓰기로 하면서 양력과 음력의 구분이 생겼고, 1949년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서기를 사용하면서 굳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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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음력설인 춘절을 기념해 베이징의 디탄공원에 장식된 홍등.>


크리스마스도 이브가 더 설레고 우리나라 설에도 섣달 그믐날을 가리켜 까치설날이라고 부르듯, 중국의 춘절 역시 그 전날부터 시작된다. 춘절 전날을 수세(守歲)라고 하는데 한 해를 지킨다는 뜻으로, 정확히는 섣달 그믐날 밤을 지새우는 것을 뜻한다. 설레는 마음으로 한 해를 맞이하려는 이들이 밤을 새우며 모여서 놀고 위로하고 새로운 한 해를 축하하면서 생긴 전통인데. 중국 사람들은 춘절 전날에 가족끼리 둘러앉아 만두를 빚어먹는다.
그러다 자정이 되면 폭죽을 터뜨린다. 집 안에 깃든 악귀를 쫓아낸다는 의미를 가졌으며 이 폭죽놀이가 춘절의 절정에 해당될 정도다. 옛날부터 전하는 이야기에 따르면 산 속에 사는 귀신이 역병을 만들어 퍼뜨렸는데, 대나무를 태워 귀신을 쫓았다고 한다. 대나무는 타다가 어느 순간이 되면 터지는데 그 소리가 제법 크다. 이후 폭죽이 대나무의 자리를 대신해 오늘에 이르렀다. 대륙의 스케일에 맞게 폭죽 소리가 클수록 귀신들이 더 무서워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불꽃을 더 크고 더 화려하게 터뜨리려는 경향이 많았다. 중국에서 처음 춘절을 맞이하는 외국인들은 폭죽 소리에 깜짝 놀라 전쟁이 난 걸로 착각할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은 이 때문에 환경오염과 쓰레기 문제가 대두되어 사회적으로 폭죽을 자제하는 분위기도 있고 지역에 따라 폭죽을 금지하는 곳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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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절을 맞아 중국의 전통의상을 입은 여성들. >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중국에서도 춘절에 세배를 하면 세뱃돈을 주는 풍습이 있는데, 쌈지에서 돈을 꺼내거나 깨끗한 하얀 봉투에 돈을 넣어 전하는 우리와 달리 중국 사람들은 반드시 ‘홍바오’라 부르는 빨간색 봉투에 넣어서 세뱃돈을 준다. 중국에서 빨간색은 행운과 기쁨을 상징한다. 또한 대문 앞에는 복(福)자를 써서 붙이는 풍습도 있는데, 이때 주의할 것은 글자가 물구나무를 선 것처럼 거꾸로 붙여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중식당 중에서도 춘절 즈음이 되면 ‘복’자를 거꾸로 붙여둔 곳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2017년은 1월 28일이 춘절이었고, 춘절 기간은 하루 전인 1월 27일부터 2월 2일까지였다. 나라에서 지정한 휴일은 3일이지만 지방에 따라 열흘에서 2주까지 쉬기도 하며 기업에 따라서는 한 달을 쉬기도 한다. 중국과 우리나라의 설 풍경 중 비슷한 점이 또 하나 있는데, 바로 기나긴 귀향행렬. 국토도 넓고 유동인구도 많아 10시간 이상 이동하는 경우도 흔하다. 춘절을 맞아 고향으로 이동하는 인구는 약 28억 명, 어마어마한 숫자다. 춘절 귀향길에 생긴 에피소드를 담은 소설과 영화가 있을 정도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대중교통을 제외하면 우리나라는 거의 차를 이용하는 반면, 중국은 오토바이를 이용해 고향을 찾는 경우도 많다.
여기서 잠시 춘절의 유래를 살펴보자. 이야기는 태평성대의 상징처럼 말하는 요순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요 임금의 뒤를 이어 순 임금이 천자에 즉위할 때 하늘과 땅에 제사를 지낸 날을 한 해의 시작으로 삼아 이를 기념한 데서 춘절의 유래를 찾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전통적으로 농경사회였던 중국에서 한 해의 수확을 정리하고 새로운 해의 풍작을 기원하기 위해 제사를 지내면서 춘절의 풍습이 비롯된 것이다.
앞서 섣달그믐에 가족들이 모여 만두를 빚어 먹는다고 했는데, 정확히는 교자를 먹는다. 중국에서 만두는 소가 없는 떡을 가리키고, 소가 들어간 건 교자라 부른다. 교자를 먹는 이유는 ‘교(餃)’자가 교체를 상징해 한 해가 가고 새로운 해가 밝아오는 것을 뜻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자는 음을 표기하는 표음문자가 아니라 뜻을 표기하는 표의문자라서 음식의 유래보다는 이름에 의미를 부여하는 경우가 많다. 춘절 음식은 지역에 따라 문화에 따라 다양한데, 앞서 말한 교자는 북방 지역의 대표적인 음식이다. 남방 지역에서는 두부와 생선으로 만든 요리가 빠지지 않는다. 두부의 ‘부(腐)’와 물고기를 뜻하는 한자 ‘어(漁)’가 재물이 많다는 뜻의 ‘부유(富裕)’와 비슷해서다.

 

 

 

이방인들의 진정 어린 감사
미국의 추수감사절

한 해의 수확에 감사하고 그간의 노고를 위로하는 추석. 동양에서는 감성적으로 ‘가을밤’이라는 뜻을 지닌 추석으로 이름했지만, 서양은 뜻을 그대로 표현해 ‘생스기빙데이’라 부른다. 기본적으로 기독교적 문화에 바탕을 둔 까닭에 추수한 것 역시 신이 허락한 덕으로 여긴다. 추수감사절은 서양의 일반적인 문화이긴 하지만 명절 개념의 추수감사절은 미국이 본령이다. 미국에서는 11월의 넷째 목요일을 추수감사절로 보낸다. 추수감사절은 길지 않은 미국의 역사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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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맨해튼에서 진행된 추수감사절 퍼레이드.>


미국은 종교적 자유를 찾아 영국에서 이주한 청교도들이 세운 나라다. 청교도들은 1620년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아메리카 대륙을 처음 밟았다. 하지만 그해 많은 이주자가 목숨을 잃었다. 이유는 추위와 질병, 기아 때문이었다. 이듬해인 1621년 아직은 낯선 정착지에서 첫 추수를 했을 때 그들은 어떤 느낌이었을까? 그들은 신께 추수에 대한 진심 어린 감사의 기도를 올렸을 뿐 아니라 잔치를 열어 그 기쁨을 이웃, 동료들과 나누고, 주변의 원주민들까지 초대해 옥수수와 칠면조 등을 함께 먹으면서 수확의 기쁨을 누렸을 것이다.
국경일은 아니었지만, 그에 준하는 의미를 가지고 추수감사절은 해마다 치러졌다. 미국독립혁명이 성공한 다음에는 정치 지도자들도 추수감사절을 기념할 것을 선언했고, 이에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은 1789년 추수감사절을 국가적 기념일로 선포했다. 처음에는 주에 따라 추수감사절 날이 다르기도 했지만 1941년 의회에서 11월 넷째 목요일로 정한 후로는 매년 같은 날 전국에서 추수감사절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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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추수감사절에 먹는 칠면조 구이.>


추수감사절이 목요일이어서 일요일까지 대개 나흘 동안의 연휴가 주어진다. 덕분에 쇼핑 시즌으로도 유명해서 추수감사절 다음 날인 금요일은 대부분 상점이 대규모 할인 판매에 나선다. 이를 블랙프라이데이라 하는데, 인터넷 쇼핑이 발달한 요즘에는 이때가 되면 우리나라 직구족들도 쇼핑에 나설 정도다.
추수감사절 저녁의 만찬을 ‘생스기빙 디너’라 한다. 추수감사 만찬의 역사는 추수감사절의 기원만큼이나 오래되었다. 앞서 말한 것처럼 1621년 윌리엄 브래드퍼드 총독이 인디언을 초청해 잔치를 열고 식사를 대접한 것이 그 시초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주민들에게 사냥과 낚시, 농사를 알려준 인디언 추장 마사소이트와 100명 가까운 인디언 전사를 초대해 식사를 함께했다.
미국 건국 초기만 해도 인디언들과 함께했던 첫 생스기빙 디너의 정서는 많이 살아 있었다. 추수감사절을 국경일로 정하는 데 여론을 형성한 이가 사라 헤일이라는 소설가 겸 잡지 편집장인데, 1865년 자신의 잡지에 청교도와 인디언이 한데 어울린 축제에 관한 글을 실었고, 이후 인디언과 함께한 추수감사 만찬은 미국 교과서에도 등장하게 되었다. 어쨌든 미국 추수감사절의 만찬은 다른 나라의 명절 식사와는 조금 결이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
추수감사 만찬이라 하면 떠오르는 건 칠면조 구이다. 만찬 음식은 시대나 상황에 따라 달라졌는데 현재는 대표적인 메뉴가 칠면조 구이와 으깬 감자, 호박파이다. 초기에는 야생 칠면조가 많아 이를 구워서 상에 올렸지만, 점점 개체 수가 줄어들면서 사육한 칠면조를 수입해서 만찬에 사용하기도 했다.

 

 

 

오랜 기독교적 전통
독일의 크리스마스

서구 문화권에서 대표적인 명절을 꼽으라면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다. 여기에 하나를 보탠다면 부활절을 더할 수 있겠다. 그리고 도시별로 수호성인을 기리는 크고 작은 기념일들이 있다. 사실 유럽에서 크리스마스는 우리가 생각하는 크리스마스와는 조금 다른 의미를 갖는다. 우리에게는 ‘빨간 날’의 의미가 강하지만, 오랜 기독교적 전통이 생활 곳곳에 밴 유럽에서는 단순히 쉬는 날이 아니다. 더구나 독일은 종교개혁에 성공한 나라다. 영국은 신교도들이 탈출해 아메리카로 건너가 미국을 세웠지만, 독일은 스스로의 개혁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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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에서 진행된 추수감사절 퍼레이드.>


‘바이나흐츠타크’라고 부르는 크리스마스는 독일에서 가장 성대한 공휴일이다. 25일과 26일 모두 쉬는 날이고 대부분 회사가 24일에도 아예 쉬거나 일을 해도 반나절만 한다. 한 달 전쯤인 11월 중순에는 부스운트베타크라는 속죄일이 있고, 그 한 달 전쯤인 10월 31일은 레포르마치온스타크, 곧 종교개혁의 날이다.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 운동을 기념하는 날. 속죄일과 종교개혁의 날은 독일 전역의 공휴일이 아니라 일부 주에서만 법정 휴일이다. 이렇게 경건하고 속죄하는 늦가을을 보내고 맞은 겨울의 크리스마스. 여기에 연말연시라는 분위기까지 더해져 독일은 전역이 흥으로 들썩거린다.
사람들은 크리스마스 축일 전 한 주 동안 “프릴리헤 베인아크텐(메리 크리스마스)”이라는 인사를 나눈다. 우리나라에서도 간혹 크리스마스에 “메리 크리스마스”라 인사하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일반적이지는 않은 반면 독일은 예수님이 태어난 기쁜 날을 기념하는 마음으로 크리스마스 인사를 나눈다. 가족과 친구와 동료와 그리고 길에서 눈이 마주치는 낯선 사람과도.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모두가 그렇게 인사를 하는 것이 당연해서 인사를 하지 않으면 매우 불친절하고 경우에 맞지 않은 사람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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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에서 진행된 추수감사절 퍼레이드.>


크리스마스가 지나면 인사는 “구텐 루취 인스 노이 야”로 바뀐다. 우리 식으로 치면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정도의 의미다. 이 인사는 연말까지 이어진다. 한 해의 마지막 날은 질베스터라고 부르는데, 어디서든 저 연말 인사를 쉽게 들을 수 있는 날이기도 하다. 식당과 상점에서 특별한 음식과 선물, 쇼를 준비하기도 한다. 자정에는 거리에서 폭죽을 터뜨리며 지나간 한 해를 기억하고 다가올 해를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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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의 크리스마스 풍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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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의 대표 명절인 크리스마스에는 제과점에서 빵, 과자 등을 사는 아이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렇듯 독일 사람들이 맞이하고 보내는 크리스마스는 우리가 생각하는 크리스마스와는 그 결이 사뭇 다르다. 오랜 게르만의 전통에 다른 나라에서 이루지 못했던 종교개혁의 성공, 전쟁 후 나뉘어 있던 동독과 서독의 통일, 전후 최빈국에서 어느새 유럽 최강국으로 발돋움한 경제력까지. 강한 자부심으로 무장했으나 잘못된 과거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반성을 하는 독일인들의 문화는 건전한 실용주의라고 정리할 수 있다. 이들이 즐겨 먹는 음식에서도 이를 엿볼 수 있다.
단편적인 예지만, 프랑스가 미식의 나라라면 독일은 실용의 나라다. 상대적으로 척박한 기후와 자로 잰 듯한 성품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독일의 표준 음식들은 평범한 재료를 사용하고 간단하게 조리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섬세하고 세련된 느낌은 덜하지만 대신 양이 풍족하다. 독일 음식과 관련된 농담으로 “독일 음식의 유일한 문제는 며칠이 지나야 배고파진다는 것이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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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시지를 먹으며 크리스마스를 즐기는 독일인.>


독일 사람들은 육식, 그중에서도 돼지고기를 무척 좋아한다. 우리가 아는 독일식 족발 슈바인스학센은 돼지 정강이 부위를 익히고 튀긴 것이다. 돼지고기가 인기 있는 것은 실용적이기 때문이다. 기르기 쉽고 영양과 칼로리를 한 번에 해결한다. 게다가 가격까지 저렴하니 실용적인 독일인으로서는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슈바인스학센과 더불어 독일의 대표적인 음식은 소시지, 독일에서는 부어스트라고 부른다. 옥토버페스트의 나라답게 독일은 맥주가 아주 유명한데, 독일인들은 낮이나 밤이나 시간을 가리지 않고 광장에서 슈바인스학센과 부어스트에 맥주를 마시곤 한다. 실용적인 독일인들은 크리스마스에도 유별난 음식을 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늘 가까이하던 음식을 먹으면서 함께 하는 사람과 공감하고 교류하길 더 즐기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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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리스마스를 맞아 쇼핑을 즐기는 독일인의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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