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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ESSAY 오랜만에 갖게 된 휴가. 당신을 위한 여행지는 어디가 좋을까.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멋진 일몰을 감상할 수 있는 바닷가? 하얀 눈으로 뒤덮인 겨울 산? 그것도 아니면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레저타운? 어디서 무엇을 하든 여행을 간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즐거운 일이다. ‘여행의 8할은 먹는 낙’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을 위해 준비했다. 맛과 영양은 물론 간편한 레시피로 당신을 즐겁게 만들어줄 한우 스페셜 요리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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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플러스

여행지에서 만난 보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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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펄 끓는 가마솥 단지 같은 여름철에는 5분만 걸어도 땀이 솟구친다. 냉기가 잔뜩 박힌 얼음이나 아이스크림에 몸을 맡겨도 더위가 가시지 않는다. 오히려 찬 음식을 지나치게 먹으면 탈이 나 몸이 상한다. 이런 이유로 여름철에는 뜨거운 보양식이 오히려 인기다. 한우를 푹 익혀 쪽쪽 찢어 고사리와 같이 끓인 육개장도 보양식 대열에 합류할 정도다. 예부터 우리 민족은 보양식을 즐겼다. 지방마다 특색 있는 재료로 맛을 내 먹었다.

 

writer 박미향 <인생이 있는 식탁> 저자 / illustrator kazami

 

 

<푸짐한 건더기 육개장과 여름 과일 참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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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는 독특한 육개장이 있다. 소고기 살코기를 잘 삶아 쪽쪽 찢고 전국적으로 유명한 제주산 고사리를 넉넉하게 넣어 푹 끓인 육개장이다. 걸쭉한 게 육지의 육개장과는 다른데, 그건 메밀가루 때문이다.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는 메밀을 주재료로한 음식이 많던 제주에서는 육개장에도 메밀가루를 넣었다. 숟가락을 푹 넣으면 휘젓기가 어려울 정도로 건더기가 많다. 국물보다 건더기가 보양식이다. 그런가 하면 여름 과일 참외도 보양식이다. <조선만화>(1909년)의 기록에는 우리 민족은 여름 한철 보양식으로 참외를 즐겼다는 기록이 있다. 심지어 주식을 대신하기도 했다고 한다. 아삭하면서 달콤한 속살을 파먹는 동안 거리를 달구는 더위가 달아난다.

 

<여수의 영양 만점 보양식, 장어탕과 민어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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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보양식으로 장어를 빼놓을 수가 없다. 이맘때쯤이면 여수에는 갯장어(하모)구이나 갯장어탕, 갯장어샤부샤부를 먹기 위해 찾는 여행객들이 많다. 갯장어는 민어와 더불어 여름 무더위를 날려주는 대표적인 생선이다. 아미노산 등의 영양소가 풍부하고 감칠맛도 뛰어나 식도락가들의 혀를 사로잡는다. 장어덮밥, 장어구이 등이 유명한 일본 교토의 니시키시장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여수 교동시장에는 장어를 통째로 삶아 파는 장어탕집이 있다. 된장을 푼 물에 장어를 24시간 삶아 탕을 만들기도 하고 고추장을 주양념으로 탕을 끊인 식당도 있다. 갯장어샤부샤부는 멸치 등을 우린 육수에 갯장어를 담가 살이 익어 굽으면 먹는다. 다디단 시금치를 같이 넣어 익혀 먹어도 맛나다. 이왕 보양식 맛여행을 목적으로 여수를 찾았다면 여수식 민어탕도 경험하는 것이 좋다. 민어를 살뿐만 아니라 뼈째 넣어 푹 끓여 만드는 탕이다. 채소를 같이 넣어 여러 가지 영양소가 풍부하다. 운이 좋으면 민어부레도 맛볼 수 있다.

 

 

<무더위에 지친 몸, 청량한 맛으로 원기 회복시켜주는 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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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회는 어부의 음식이다. 고된 노동을 마친 뱃사람들이 잡고 남은 생선에 장을 넣고 쓱쓱 비벼 맹물이나 밥과 함께 먹었다. 유래에는 가난의 그림자가 짙다. 물회의 고향이 주로 바닷가인 이유이기도 하다.

물회는 포항, 장흥, 제주, 속초 등에서 예부터 무더위를 한 방에 날리는 보양식으로 인기였다. 설탕과 고추장을 넣어 달콤한 맹물에 잡어 등을 넣어 말아 먹는 음식이라고 아는 이가 많은데 원형은 아니다. 물회가 번성했던 1960년대 포항에서는 잡어, 고추장, 참기름, 마늘, 김 가루, 미나리, 파 등을 섞어 비빔밥처럼 비벼 먹었다. 식초도 들어가지 않았다. 맹물이 들어가기 시작한 건 대략 15년 전이다. 국수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자 5~6년 전부터는 밥 대신 소면을 넣기도 했다.

포항의 설머리지역, 구룡포항, 죽도시장과 북부시장 등에는 아직도 비벼 먹는 물회를 파는 식당이 있다. 포항 일대가 고추장이 양념이라면 장흥이나 제주도는 된장이 맛을 낸다. 본래 전남은 돼지고기 주물럭에도 된장을 썼다. 물회도 된장 푼 물에 열무김치가 들어간다. 여름에는 갯장어(하모)물회를 파는 식당도 있다. 제주도 물회는 된장이 들어간다. 향이 강한 제피(초피나무 잎)가 들어가는 게 특징이다. 제주는 된장과 어간장 문화다.

지금 제주에는 관광객들 입맛에 맞추느라 제피를 뺀 물회 식당이 많으니 주인장에게 부탁하면 맛볼 수 있다.

 

 

<더위 한방에 날리는 구수하고 뜨끈한 곰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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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민족은 알뜰하다. 예부터 소 한 마리를 잡으면 허투루 버리는 부위가 없었다. 18세기 이후 고서적에는 소의 양, 콩팥, 천엽 등의 부산물뿐만 아니라 뼈나 우설마저도 먹었다는 기록이 있다. 먹을거리가 지금처럼 풍부하지 않았던 그 옛날 소 한 마리야말로 영양 만점 보양식이었다. 소의 양, 뼈, 양지머리 등을 넣어 끓인 곰탕이 대표적이다.

<조선시대의 음식문화>에 따르면 조선은 16세기 이후 생산력이 발달해 전국적으로 장이 발달했다고 한다. 이동하는 사람들과 여행자 수가 늘자 객줏집이나 주막이 성업했다. 밥과 국을 한 번에 말아 허기를 빨리 채우고 장사에 나서야하는 이들을 위한 곰탕 같은 음식이 발달했다. 조선시대 관청이 있던 자리이자 일제강점기 장이 섰던 나주 중앙동 일대에 나주곰탕집들이 몰려있는 데는 이런 배경이 있다.

나주곰탕 연구가들은 나주곰탕의 시작을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이 세운 소고기통조림 공장에서 찾기도 한다. 통조림을 만들고 남은 소고기와 뼈 등이 곰탕의 재료였다는 것이다. 나주곰탕은 소뼈, 사태나 양지 등을 넣어 푹 끓여 만든다. 국물 색이 뿌옇지 않고 맑은 게 특징이다. 구수한 국물을 몇 숟가락 떠먹고 고기 한 점 집어삼키면 속이 든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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