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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ESSAY 오랜만에 갖게 된 휴가. 당신을 위한 여행지는 어디가 좋을까.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멋진 일몰을 감상할 수 있는 바닷가? 하얀 눈으로 뒤덮인 겨울 산? 그것도 아니면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레저타운? 어디서 무엇을 하든 여행을 간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즐거운 일이다. ‘여행의 8할은 먹는 낙’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을 위해 준비했다. 맛과 영양은 물론 간편한 레시피로 당신을 즐겁게 만들어줄 한우 스페셜 요리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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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홍길 대장, 여행이란 삶 속으로 들어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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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초입이건만 숨이 막힐 정도로 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이런 무더위에도 아랑곳 없이 하루 24시간을 쪼개듯 분주하게 움직이는 이가 산악인 엄홍길 대장이다. 한국과 네팔을 오가며 재단 업무 보랴, 산행하랴, 네팔에 짓고 있는 학교 점검하랴, 그야말로 24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바쁘다. 여름의 어느 날, 서울 장충동 ‘엄홍길휴먼재단’ 사무실에서 엄홍길 대장을 만났다.

 

writer 허주희 / photographer 정우철

 

얼마 후면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된다. 이른 더위 때문인지 마음은 벌써 도심의 무더위를 피해, 멀리 시원한 곳으로 떠나 있다. 이 더위를 피해 울창한 산으로 탁 트인 바다로, 시원한 계곡으로 마냥 떠나고 싶다. 미지의 세계를 향해 떠나는 탐험가처럼, 여행도 목표를 정하고 떠난다면 더욱 풍성하지 않을까. 히말라야 8,000m급 16좌를 완등한 우리나라 대표 산악인, 엄홍길 대장에게 떠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최근 엄홍길 대장은 EBS <세계테마기행-네팔>편에 출연했다. 그는 촬영을 위해 네팔에 20일간 머물렀다고 한다. 네팔 칸첸중가, 군사, 남체, 카트만두를 두루 다니며 보고 경험하였다. 사실 그에게 네팔은 제2의 고향이다. 그는 등정을 위해 히말라야 산을 품고 있는 네팔을 1985년부터 밟기 시작했고 수많은 실패와 좌절, 눈물 끝에 ‘16좌 완등’이라는 값진 성공을 일궈냈다. 네팔에서 촬영하는 동안, 마침 칸첸중가로 가는 초입에 학교를 짓고 있었는데, 이 학교가 완공되었다. 이는 엄홍길휴먼재단에서 짓는 12번째 학교(휴먼스쿨)이다.

“네팔에서 새로 지은 학교를 둘러보고, 또 여기서 공부하게 될 어린 학생들을 만나고 언제나 그렇듯 트레킹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에베레스트로 가는 길목인 남체라는 지역의 3,450m 산간 마을에 병원을 지었고 준공식을 하고 왔습니다. 이 마을은 고산족 세르파가 사는 산간마을인데, 의료시설을 갖춘 병원이 없어 현지 주민은 물론,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를 보기 위해 찾아오는 여행객들이 제대로 된 치료를 받기 어려웠습니다. 이곳은 고도가 매우 높아 고산증, 두통 등 응급상황이 생기는 경우가 많은데, 이제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는 병원이 생겨 든든한 마음입니다.”

 

 

지진으로 파괴된 사찰 착공식 날, 태양 주위로 무지개가 원을 그리다

엄홍길 대장은 최근에 다녀온 네팔에서 겪은 에피소드를 들려주었다. 지난 2015년 4월과 5월, 네팔에서 일어난 두 차례 큰 지진으로 산 중턱의 사찰도 파손되었다. 이번에 네팔에 갔을 때 에베레스트 가는 길 2,800m 지점에 있는 사찰 건물이 파괴돼 스님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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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네팔에서 발생한 지진은 80년 만에 일어난 강진으로, 9천여 명의 사망자와 수많은 이재민이 생겼고 네팔의 문화유산도 파괴되는 등 엄청난 피해를 보았습니다. 지진 후 네팔로 급파되어 구호활동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네팔의 지형상, 산간마을에 지진대가 형성되어 가옥이 파손되면서 인명 피해가 컸습니다. 지진 후 2년이 지났지만 아직 상처가 아물지 않은 상태입니다. 현지에서 절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듣고 헬기를 타고 가보니, 법당 등 건물이 많이 파손되었고, 스님들이 지내기에 매우 위험해 보였습니다. 한국의 불교신자 등 많은 이의 도움을 받아 사찰을 짓기 시작하였습니다.”

절 마당에서 스님들과 엄홍길 대장, 관계자들이 모여 착공식을 했는데, 그때 산 위의 태양 주변으로 동그랗게 무지개가 감싸 안은 광경이 펼쳐졌다. 모두가 신기하고도 환상적인 광경을 보고 놀랐다고 한다. 30여 년간 네팔을 수없이 다녀갔지만, 엄 대장은 무지개가 태양 주변을 원으로 둘러싼 광경은 처음 보았다면서, 당시 찍었던 영상을 보여주었다.

 

 

엄홍길휴먼재단 설립 9년, 네팔 오지마을에 12개 학교 지어

엄홍길휴먼재단은 2008년 설립되어 첫 사업으로 히말라야 오지 마을에 학교를 짓는 일을 시작하였다. 2010년 첫 결실로 에베레스트 산자락 4,060m 오지마을 ‘팡보체’에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키워줄 학교가 세워졌다. 이후 9년간 네팔 오지마을에 12개 학교를 완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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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 지역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 에베레스트를 품고 있는 곳이지만 그 높이만큼 깊은 빈곤이 지배하는 지역입니다. 빈곤한 그들의 현실은 설산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무겁게 하는 마음의 짐이었습니다. 또 등반 중 불의의 사고로 설산에 묻혀버린 동료 등반가들과 세르파에 대한 안타까움도 상처로 남아 있었습니다.”

엄 대장은 히말라야 고봉 16좌 완등을 마치면서 자신과 약속했다. 오늘의 영광을 준 히말라야와 삶의 터전인 산간 마을에서 살아가는 이들에게 행복과 희망을 선물하겠다고. 히말라야 16좌를 완등하기까지 엄홍길 대장은 38번 등정에 도전했고 실패를 거듭했다. 죽음의 고비를 수차례 넘으면서 그가 놓지 않은 것은 ‘희망’이다.

엄 대장의 꿈과 도전이 담겨 있는 휴먼재단은 네팔 오지 마을에 16개 학교를 짓는 목표를 넘어, 계속해서 아이들을 위한 학교를 지어나갈 계획이다.

 

 

“산도 인생도 내려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

히말라야가 있는 네팔에는 해마다 세계 곳곳에서 관광객들과 트레커들이 찾고 있다. 이곳은 아직 때가 묻지 않은, 자연이 그대로 살아 있는 곳이다.

“네팔은 자연의 순수함과 아름다움이 살아 있는 곳입니다. 산을 오르고 산길을 트레킹을 하면서 자연의 경관을 느끼고 신성한 기운을 받으면 절로 힐링하게 되지요. 여행이라고 단순히 보고 즐기는 것이 아니라, 뭔가 자신만의 주제 의식을 가진다면 그 여행은 더욱 의미 있고 무게가 느껴질 것입니다. 자연 속을 거닐며 환경을 생각한다든지, 현지인과 대화를 나눈다든지, 쓰레기를 줍는다든지 작은 봉사활동이나 나눔을 실천하면 여행 속에서 진정한 즐거움과 힐링을 얻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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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에 있는 학교를 방문하고 마을을 둘러보는 등 현지인의 삶 속으로 들어가 체험하는 것은 매우 귀중한 경험이 된다. 우리보다 어렵게 사는 나라에 갔다면 아이들에게 필요한 학용품을 주거나 현지인의 일을 도와주는 것도 좋을 것이다. 현지인의 삶속으로 들어가 제대로 보고 느끼는 것이 진정한 여행이 되리라.

“여행은 겉만 보고 오는 게 아니라 직접 안으로 들어가 보는 것이 의미 있습니다. 서울의 남산을 간다고 하면 멀리서 ‘저게 남산이구나’ 하는 게 아니라, 직접 남산에 올라가 숲과 나무를 보고, 둘레길도 걷고, 정상에서 서울 전경도 내려다보는 것, 그것이 남산을 진정으로 느끼고 여행하는 것이지요.”

엄홍길 대장은 “산도 인생도 내려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우리는 더없이 풍요롭고 편리한 세상에 살고 있지만 우리 국민의 행복지수는 세계에서 최하위”라면서 “사람들이 올라가려고만 하고, 또 자신의 자리가 영원할 거라 생각하는데, 중요한 것은 내려가는 것이며 내려갈 때를 알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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