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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ESSAY ‘만들이’란 소와 함께한 우리 민족의 세시풍속 중 하나입니다. 농사를 가장 잘 지은 집에서 마을 사람들과 함께 잔치를 벌였던 풍속이지요. 국민의 행복과 건강을 위해 한우에 대해 깊이 성찰하는 만들이! <만들이>는 우리 땅에서 건강하게 자라는 우리 한우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국내 유일의 한우문화 매거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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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과 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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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희정

 

김영란법의 시작

2010년, 사회적 공분을 일으켰던 사건이 터져 나왔다. 일명 ‘스폰서 검사’로 불리는 사건. 현직 검사가 스폰서로부터 고액의 승용차 등 거액의 금품을 받아온 것이 드러났고, 언론이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온 국민은 검사의 처벌에 집중했다. 명백한 공직자 비리 사건으로 그에 따른 법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게 상식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대가성과 직무관련성이 없다는 이유로 무죄가 선고된 것. 2011년, 비슷한 사건이 반복되었다. 내연 관계의 변호사로부터 고급 자동차와 명품백 등을 받은 ‘벤츠 여검사’ 사건도 같은 이유로 처벌을 피해 갔다. 당시 대가성이 확인되지 않더라도 처벌을 해야 한다는 여론이 뜨거웠고, 이를 반영해 당시 김영란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은 국무회의에서 ‘공정사회 구현, 국민과 함께하는 청렴 확산 방안’을 제안했다. 사회적 공감대가 컸던 만큼 이 법은 제정안 발표 때부터 높은 관심을 받았다. 현재 확정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은 첫 제안자인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의 이름 따 ‘김영란법’이라 불리게 된 것이다.

 

김영란법 제안부터 시행까지

2011년 6월 법을 제안할 당시, 법 적용 대상자는 판검사 등을 포함한 공무원으로 한정했다. 2012년 8월 국민권익위원회는 공직자가 금품 등을 100만 원 초과 수수하면 형사처벌을 받는 내용의 원안을 입법 예고했다. 사회적 공감대를 발판으로 탄생한 법이었지만, 입법 예고 직후 법무부 등 부처간 이견으로 진통을 겪게 되었고, 2013년 7월 국무회의를 통과했으나 국회 제출 이후에도 ‘법의 적용 대상이 광범위하고 위헌 소지가 있다’는 등의 이유로 거듭 표류했다. 그러다 2014년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면서 다시 한번 여론이 들끓었다. 세월호 참사로 인해 ‘관피아’ 문제가 불거져 나왔고, 부정부패 척결에 대한 국민의 요구가 거세진 것.

 

2015년 3월, 원안과 달리 법적 제재 대상에 언론사와 사립학교가 포함된다는 ‘과잉 입법’ 논란 속에 김영란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우여곡절 끝에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그 즉시 대한변호사협회를 비롯해 헌법소원이 이어지면서 이 법은 다시 논란 속으로 빠져들었다. 헌법재판소는 올해 7월 28일 합헌 결정을 내렸고, 제정안 발표 4년여 만인 9월 28일 시행을 앞두게 되었다. 하지만 법 자체의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적용 대상이 공직자 외에 민간 영역까지 광범위하다는 점, 청탁과 금품수수의 허용 또는 규제 기준이 모호하다는 찬반양론이 여전히 팽팽하게 대립 중이다. 김영란법으로 인한 경제 위축도 꺼지지 않는 논란 중 하나다.

 

식사 3만 원, 선물 5만 원, 경조사비 10만 원

김영란법에서는 동일인으로부터 1회에 100만 원 또는 매 회계연도에 300만 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받으면 직무와 관련 있는지와 관계없이 형사처벌(3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 원 이하의 벌금)하도록 했다. 100만 원 이하의 금품은 직무관련성을 따져 해당하는 경우만 과태료(2배 이상 5배 이하)를 물게 된다. 또 금품을 제공한 사람도 똑같이 처벌된다.

 

식대·경조사비 등 합법적으로 허용되는 금품의 범위도 시행령으로 정해졌다. 공직자 등이 직무와 관련이 있는 사람으로부터 3만 원이 넘는 식사 대접을 받으면 과태료를 물게 된다. 단체로 식사 대접을 받았을 때 1인당 접대 비용은 인원수로 나눠 상한 여부를 따진다.

 

또 선물 금액은 5만 원 이내로, 경조사비 상한액은 10만 원 이내로 제한했다. 경조사비에는 경조사 목적으로 보내는 화환이 포함되며, 경조사 목적이 아닌 승진 선물 등으로 화환을 보낸다면 5만 원의 선물 기준이 적용된다.

 

김영란법은 부정청탁과 관련한 처벌 규정도 강화했다. 기존에는 형법 130조에 따라 부정청탁의 대가로 금품이 오갔을 때만 뇌물수수, 배임수재 등으로 처벌했으나 김영란법은 돈이 오가지 않은 부정청탁도 처벌 대상으로 규정했다. 부정청탁의 사례를 △인·허가 등에서 법령을 위반한 청탁 △입찰 경매 등 직무상 비밀 누설 요구 등 15가지로 제시했으며, 공직자가 이를 들어줄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받게 된다.

 

김영란법 논란 그리고 한우

법의 취지는 좋지만, 논란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는 분위기다. 특히 식사 대접, 명절 선물 등이 위축되어 내수 경기 침체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거세다. 식사 대접, 선물 제공 등이 줄어들면서 외식업계와 농수축산업계, 골프 등 레저스포츠업계, 화훼업계 등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김영란법이 시행되면 음식업, 골프업, 소비재·유통업(선물) 등이 타격을 입는 등 연간 11조 6천억 원의 경제적 손실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우농가를 비롯한 농축산업의 타격도 만만치 않다. 설과 추석에 주로 판매되는 선물은 5만 원 이상의 매출이 절반을 차지하고, 특히 한우선물세트는 10만 원 이상의 상품이 대부분인 점을 생각한다면 한우농가를 비롯해 농축산업 전반에 걸쳐 직·간접적인 피해가 예고된다.

 

합헌 결정 일주일 전인 7월 21일, 전국의 한우농가가 모여 궐기대회를 열었다. 김영란법에서 농축산물을 제외하라는 호소를 하기 위한 자리였다. 한우농가들은 김영란법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소비 감소로 인해 생존권이 위협받는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홍길 한우협회 회장은 “김영란법을 통해 부정부패를 근절하고 청렴한 사회로 나가자는 법의 취지에는 공감하나, 식사와 선물에 상한 금액을 정함으로써 특정 농축수산물의 소비가 줄어들 수밖에 없으므로 이를 제외해달라”고 주장하며 “소비 감소 때문에 농가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병규 축산관련단체협의회장은 “김영란법이 시행될 경우 사과와 배는 최대 1천5백억 원, 한우는 4천억 원의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다”라면서 “김영란법이 수입 농축산물을 장려하는 우를 범하지 않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우농가의 절박한 호소에도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7월 28일 합헌 결정이 나면서, 한우농가들이 시름에 빠졌다. FTA로 인해 수입육과 경쟁해야 하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묵묵히 한우산업을 지켜온 한우농가. 무한경쟁 속에서 한우를 비롯한 농축산물의 고급화에 집중하며 산업 성장을 이끌어왔지만, 김영란법이라는 또 하나의 위기를 맞닥뜨린 셈이다. 당장 내년 설이 첫 고비다. 한우농가를 향한 국민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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