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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아빠가 되는 시간’은 진짜 어른이 되어 가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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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아이를 둔 중년의 아빠, MBC 김신완 PD가 자신의 육아일기를 묶어 <아빠가 되는 시간>이라는 에세이집을 발간했다. 아이들이 성장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유년 시절의 빈틈들을 메워가며 진짜 어른이 돼가는 것 같다고 말하는 그. 아이들과 해보고 싶은 게 많다며 부푼 꿈에 젖어 있는 김신완 PD를 만났다.

 
글 한율 / 사진 정우철


육아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야겠다고 결심하기가 쉬운 일은 아니었을 듯합니다. 게다가 육아일기까지 쓰셨고요. 어떤 계기가 있으셨나요?

 

육아휴직을 결심하게 된 건 셋째 아이를 낳고서입니다. 아내가 셋째에 더 많은 신경이 가 있을 수밖에 없으니 첫째, 둘째에게는 당연히 엄마의 부재가 생길 거라 생각했어요. 둘째 낳고 첫째를 기르면서 이미 경험했던 일이었으니까요. 육아일기는 육아를 하며 벌어지는 낯선 상황에 대해 스스로 정리를 좀 하고 싶었다고 할까요. 그 과정 속에서 힐링의 시간을 갖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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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가 비단 엄마의 몫이 아닌, 아빠 그리고 더 나아가 사회적 문제라는 생각이 확장되고 있는 중에 발간된 책이라 <아빠가 되는 시간>은 더 눈길이 갑니다. 책을 내야겠다고 마음먹은 이유가 있을 것 같습니다.

아빠육아에 대해서 어떤 식으로든 공유가 많이 돼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엄마들의 육아에 대해서는 책, 블로그, SNS 등을 통해 다양하게 공유가 되고 있지만 아빠육아는 그렇지 않거든요. 제 육아일기를 통해 독자들이 아빠육아에 대한 참고를 하거나 아니면 다른 개선점을 찾아나가길 바라는 마음이 컸던 것 같아요. 

 

PD 님이 낸 책이라 독자들이 더 많이 궁금해하실 것 같습니다. 작가가 직접 소개하는 <아빠가 되는 시간>이 궁금합니다.

 

육아일기이자 아빠의 성장기라는 생각으로 썼습니다. ‘육아를 이렇게 해보세요’라고 안내하기 보다는 제가 직접 육아에 전념하는 과정을 가감 없이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육아를 직접 해본 사람들은 ‘전쟁 같다’, ‘멘붕이다’라는 말들을 종종 씁니다. PD님이 ‘머릿속으로 생각했던 육아’와 ‘현실의 육아’ 둘 사이는 분명 차이가 있었을 것 같은데요?

 

생각했던 것보다 육체적·정신적 고단함이 커서 많이 놀랐습니다. 특히 아이들의 심리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뛰어들었던 게 힘들었던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책에도 썼지만, 저희 세대는 대가족 시대에 가능했던 간접육아를 경험하며 자란 세대가 아닙니다. 그러다보니 하나부터 열까지 생소한 게 너무 많았던 거죠. 직장인에서 바로 육아를 하는 사람으로 건너뛴 느낌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육아는 저에게 충분한 행복을 안겨주었습니다. 아무것도 못하고 울기만 했던 아기가 점점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감정표현이 다양해지고, 말에 논리가 생기는 걸 보면서 매순간 놀라고 감동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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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중년에 접어든 아빠가 되셨습니다. 중년의 아빠가 갖고 있는 꿈은 무엇일까요?

 

아이들이 이론적으로 체계화 되어 있는 공부보다 실생활에서 체감하고 체득하게 되는 삶의 지식이나 노하우를 먼저 접했으면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아이들과 함께 동화책도 쓰고 싶고, 장터에 나가 물건도 팔아보고 싶고, 다큐멘터리를 만들어 스토리텔링에 대해 배워보는 시간도 갖고 싶습니다. 머릿속으로만 배우고 이해하는 현실 세계가 아니라 몸으로 부딪히고 직접 경험하면서 배우는 현실 세계를 보여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프롤로그에 “이 책은 결국 아이를 통해 이제야 진짜 어른이 되어가는 성장기다”라고 쓰셨습니다. ‘아이를 통해 진짜 어른이 되어간다’는 말은 무슨 의미일까요?

 

육아를 하면서 든 생각 중 하나가 ‘삶을 복습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어려서 잘 모르고 지나쳤던 것, 부족했던 것, 가르쳐 주지 않았던 것들을 제 아이들을 키우면서 알아가고 깨달아가는 것입니다. 육아를 하면서 아이들과 그 시절의 과정을 다시 밟다보니 제가 가진 문제를 다시 보게 되고,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그러면서 제가 조금씩 더 성장해가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진짜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지요.  

 

세 아이를 키우는 아빠로, 이미 아빠육아를 직접 경험해본 선배로 육아를 두려워하는 많은 아빠들에게 조언의 말씀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책의 에필로그에도 썼지만, 비즈니스 관점에서 봤을 때 육아는 손해나는 장사가 절대 아닙니다. 제 경우 육아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면서 ‘사회인 김신완’에 대해 뒤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일을 너무 강박적으로 해왔던 것은 아닌지, 더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는지, 내가 지금 서 있는 곳이 어디인지 등 현실을 좀 더 가깝게 직시함과 동시에 멀리 관망했다고 할까요.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시공간, 그리고 사람들에 대한 이해라고 생각합니다. 저에게 육아의 시간은 바로 시공간과 인간을 이해하는 시간이었다고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아마 다른 많은 분들에게도 그러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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