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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사춘기 아들이 반항하면 건강하게 잘 크고 있다고 생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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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년 동안 중학교에서 남학생을 가르치며 사춘기 아이와의 소통에 자신있었다는 그녀. 그런데 20개월 터울의 두 아들이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아들의 사춘기. 그제야 사춘기 아들을 둔 학부모의 심정을 온몸으로 이해하게 되었다. 교직에서 쌓은 경험과 지식, 아들 둘을 키우며 느꼈던 감정과 해법을 <사춘기 아들의 마음을 여는 엄마 코칭>이라는 책에 고스란히 담아낸 박형란 저자를 만나봤다. 


글 김희정 / 사진 정우철


사춘기 아들을 둔 부모들이 선생님이 쓰신 <사춘기 아들의 마음을 여는 엄마 코칭>을 많이 읽는다고 해요. 사춘기 중에서도 ‘아들’에 초점을 맞춘 이유라도 있을까요?

 

오늘 인터뷰 오는 길에 제 책이 다 팔려 재인쇄를 한다고 출판사에서 연락이 왔어요. 책이 잘 팔려 기분도 좋지만, ‘요즘 엄마들이 정말 힘들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짠하기도 했어요. 지금은 퇴직했지만 중학교 국어교사로 33년을 근무하면서 수많은 남학생을 가르치고 소통해왔어요. 그런데 최근 남학생들이 학교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가 되는 거 같아 안타까웠죠. 활력 넘치고 당당하게 행동하던 남학생들은 어디로 가고, 학교 폭력의 잠재적 원인 제공자가 되고, 성적은 낮아지고, 사건과 분란을 일으키는 존재가 된 것이죠. 남학생은 많이 달라요. 그걸 먼저 이해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시작이죠. 초등학교 학부모라면 아들의 10대를 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고, 지금 한창 10대를 지나는 남학생 부모는 이 책을 통해 많은 부분 공감하고 해법을 찾길 바라는 마음에 책을 펴내게 되었죠.

 


선생님도 두 아들의 엄마이신데요, 아들의 사춘기는 어땠나요?

 

학교에서 남학생들과 소통을 잘해왔기 때문에 ‘내 아이들은 괜찮겠지…’라는 자신감이 있었어요. 그런데 웬걸요. 첫째 아들이 중학교에 들어간 후 어느 날 문득, 정말 갑작스럽게 사춘기가  찾아왔어요. 하루아침에 다른 아이처럼 느껴지는 아이 앞에서 저도 무너졌죠. 선생님이라는 직업 때문에 어디 가서 툭 터놓고 말하기도 어려웠어요. 아이와의 갈등 때문에 너무 힘들 때면 차를 몰고 나가 혼자 소리도 질러보고 별 걸 다 해봤어요. (웃음) 그러면서 깨달았죠. ‘아, 그동안 학부모들이 정말 힘들었겠구나.’ 
특히 남편이 자수성가형 스타일이라 ‘이런 환경에서 이거밖에 못 해?’라는 마인드였죠. 튕겨 나가려는 아이와 아이에게 엄격한 남편 사이에서 저 또한 갈등이 심했어요. 지금은 다행히 큰아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인으로 잘 자라주었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때 아이와 더 소통하고 아이를 놓아줄 걸 하는 후회가 남습니다. 제가 조바심 내지 않았어도, 아이를 다그치지 않았어도 아이는 다시 제 자리로 돌아와 잘 자라줬을 테니까요. 그런 믿음과 확신이 부족했던 걸 후회해요. 그래서 많은 엄마들에게 저의 경험과 해법을 전해주고 싶었어요. 

 


남학생의 사춘기, 뭐가 다른가요?

 

남학생은 열 살이 넘으면 독립심이 발달하고 자의식이 강해져서 자신이 세상의 중심에 있다고 여기죠. 지금까지는 부모가 시키는 대로 순종하며 지냈던 아이도, 갑자기 키가 커지고 웬만한 어른은 내려다볼 정도로 폭풍성장을 하면서 세상일까지 만만하게 보이는 거예요. 부모가 아이의 그런 심리를 단번에 이해하기는 사실 어려워요. 때때로 엄마나 할머니를 부리려 드는 것도 이런 이유인데, 이런 상황에 부모는 화부터 나는 게 어쩌면 당연하죠. 
아들이 온탕과 냉탕을 왔다 갔다 하는 다중인격처럼 보이는 것도 사춘기 아들의 특징이에요. 어떤 날은 애교도 부리고 웃고 장난도 치다가도 어떤 날은 분노를 터뜨리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불만을 토로하죠. 게다가 남학생들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코르티솔이라는 호르몬의 영향을 받는데, 이는 아드레날린 분비와 관련이 있어 즉각 공격적인 폭력으로 치닫기 쉬워요. 부모가 아들을 자극하면 안 되는 생리적인 이유이기도 하고요. 아들 키우기가 쉽지 않죠? (웃음) 

 


사춘기 때 공격적으로 변한 아이에게 부모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요? 사춘기 아이와 부모 사이에 위태위태한 순간이 많이 생기는 것 같아요.

 

아이가 방문을 쾅 닫고 들어가면, ‘아 우리 아이가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구나’라고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물론 쉽지 않겠죠. 하지만 이러한 행동을 나무라고 몰아붙이면 아이는 더 극단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출해요. 심한 경우 자해를 하고, 뉴스에 보도되는 것처럼 끔찍한 사건을 저지르기도 해요. 아이가 방문을 쾅 닫는 건 최소한의 자기 방어이고 감정 표출이에요. 
이럴 때 부모는 정서적으로 항상 여유 있는 상태를 유지하는 게 좋아요. 특히 아이에게 소리를 지르는 것은 남학생 교육에는 치명적이에요. 아들의 모습에 부모의 감정도 매일매일 널뛰기를 뛰겠지만, 평정심을 갖고 별일 아닌 것처럼 대하세요. 아들은 자신의 행동에 부모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관찰하는 중이니까요. 그 관찰 속에는 부부의 관계도 포함되어요. 절대 아이 앞에서 부부싸움을 하면 안 됩니다. 그건 부부가 함께 노력해 지켜야 할 철칙입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아들은 변하기 어려워요. 부모가 변해야 하는 거죠. 

 


아이 특히 아들과 소통하는 게 어렵다는 부모가 많아요. 아들과의 대화법, 노하우가 있을까요?

 

아들과 진솔하게 소통하려면 먼저 10대 남자 아이의 특징을 이해하는 게 좋아요. 방이 지저분하고, 식사가 규칙적이지 않고, 부모가 불러도 금방 대답하지 않고, 심부름을 거부하고, 식구들이 말하면 짜증부터 내죠. 다른 집과 비교하면서 집이 자유롭지 못하다고 불만을 쏟아내기도 해요. 집을 나가버리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하고, 밖에서 당한 억울한 일을 집에서 풀며 분위기를 위태롭게 만들기도 하죠. ‘내 아이만 그런가?’라고 속 태웠던 부모라면, 10대 남학생의 특징을 이해하면 조금은 마음이 편해질 거예요. 
10대 아들은 말수가 적어지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도통 표현을 하지 않죠. 부모는 인내를 갖고 아이와 성숙한 관계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해요. 아이와 대화할 때는 몇 가지 지켜야 할 게 있답니다. 우선 아들에게는 단호하고 낮은 톤으로 이야기하세요. 눈을 똑바로 바라보고 가까이 가서 직접 이야기해야 해요. 부모가 대화 중 나약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되고, 또 아이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세요. 
아이의 감정이 민감할 때이므로 아들이 심리적으로 편안할 때까지 기다려주는 것도 필요해요. 편안한 장소에서 간식 등의 먹거리를 곁들여 대화하는 것도 효과가 좋답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화제를 찾아 대화의 소재로 활용하고, 아이가 말을 하지 않을 때는 부모의 하루를 먼저 이야기하며 대화를 끌어내는 것도 필요해요. 
또한 대화할 때 아들이 극단적으로 반응하는 부분까지 코너로 몰고 가는 것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합니다. 공격적인 말 역시 아들의 방어 본능을 자극하죠. 남과 비교하는 말도 피해야 해요. 

 


사춘기 아들을 대하기가 쉽지만은 않은 거 같습니다. 모든 엄마의 고민일 텐데요, 사춘기 아들을 둔 부모에게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저도 20개월 터울인 두 아들의 사춘기를 함께 보내며, 그전에는 겪지 못했던 힘든 순간을 맞았었죠. 그때는 정말 힘들고 울고 싶은 순간도 많았지만, 결국 아이는 소년에서 청년으로 잘 자라주었어요. 제가 그토록 힘들어하지 않았어도, 아이는 제 자리로 돌아와 자기의 길을 갔을 거예요. 지금 그 때로 돌아간다면, 필요 이상으로 ‘좋은 엄마’가 되려고 노력하지 않을 거 같아요. 
그 에너지를 내 인생을 가꾸는 일에 썼다면 더 좋았겠다 싶어요. 
지금 사춘기 아들을 마주하며 힘들어하는 부모가 있다면, 부모가 더 행복해지기 위해 노력했으면 좋겠어요. 방문을 쾅 닫고 들어가 버리는 사춘기 아들도 엄마의 행복한 모습을 원할 테니까요. 또래 아이를 둔 부모와의 모임을 통해 고민을 공유하는 것도 필요하고요, 고민을 공유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함께 취미를 즐기며 엄마의 인생을 살아간다면 더 좋겠죠. 앞서도 말했듯이, 아들은 변하지 않아요. 부모가 변해야 하는 거죠. 그것만 인정해도 한결 마음이 편해진답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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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란 선생님이 전하는 대화tip
 

아들과 대화할 때 이것만은 기억하세요!

1.NO라고 말할 수 있게 하라. 자유롭게 말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분위기 속에서 거절이나 비판도 수용한다.그러면 사회에 나가 자신의 의사를 분명히 표현하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다.
2.돌려 말하기는 아들에게 잘 안 통한다. 직접 핵심적인 의견을 말하고 그 다음 다른 이유나 배경을 말하라. 아들은 일상에서 복잡하고 긴말을 잘 안 듣기 때문에 명확하게 주제를 이야기하라.
3.가끔 말로 하라. 행동으로 보여주는 게 가장 좋다. ‘말 안하면 중간은 간다’라는 말은 철칙이다. 잔소리는 삼간다.아들의 잠재력을 끌어내리려면 잔소리를 하면 된다. 
4.아들은 음식을 좋아하므로, 후각을 자극하라. 의미있는 맛,의미 있는 체험으로 소통하라.아들이 좋아하는 화제를 찾아라. 게임, 애니메이션, 운동 등 아들이 좋아하는 분야에 관해 공부하고 대화에 활용한다.
5.아들이 말을 하지 않을 때 부모의 하루 이야기를 먼저 이야기하거나 다른 대상에 대한 기분을 이야기하며 대화를 이끈다. 남과 비교하는 말은 하지 않는다. 비교하면 아들 그릇이 작아진다.